원격제어 - 다른곳에 있는 컴퓨터를 내 컴퓨터처럼

by H.F. Kais | 2006. 5. 31. | 4 comments

누군가 컴퓨터를 쓰다 문제가 발생해 도움을 요청해 올 때, 가장 안타까운 것은 '상대방의 화면을 볼 수 없다'는 것과 '메뉴를 알려줘도 못 찾는 상대방' 일 것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비록 같은 프로그램일지라도 버전이 다를 수 있고 화면도 '그때그때 달라요' 일 때가 많으니, 도움을 주는 입장에선 확실치 않아 답답하고, 도움을 받는 입장에선 이야기해주는 것과 화면에 나타나는 것이 다르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럴 때, 가장 확실한 것은 상대방의 컴퓨터를 직접 다루는 것이다. 에러코드나 화면을 직접 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답답할 일도 없다. 그러나 여기엔 큰 제약이 있으니, 바로 '몸이 고생한다'는 것이다. 도움을 요청해 온 상대가 바로 옆집에 산다면 큰 문제 없겠지만, 저 멀리 살고있다면? 게다가 시간이 한밤중이라면? 그런데 상대는 급하다면? 결국 상대방의 컴퓨터를 직접 다루는 것은 제약이 많고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가 있으니, 바로 '원격제어'가 그것이다. 다소 어려워 보이는 이 말은, 문자 그대로 '원격지에서 컴퓨터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원격지 컴퓨터(도움받는 사람의 컴퓨터)의 화면을 실시간으로 캡쳐해 제어자 컴퓨터(도움주는 사람의 컴퓨터) 화면에 나타내주는 것이다. 여기에 키보드와 마우스 입력을 원격지 컴퓨터에 전송토록 하면, 원격제어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은 MSN메신저나 네이트온에서 쉽게 쓸 수 있지만, 그 전엔 MS Netmeeting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썼었다. 넷미팅이란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통해 채팅, 파일전송, 원격제어, 프로그램공유 등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러고보니 오늘날 메신저에서 쓰이는 기능들이 넷미팅에서 먼저 쓰인 것 같다. 사실 기본개념은 메신저나 넷미팅이나 비슷하다. 넷 상에서 미팅을 하는 것 아닌가.

넷미팅의 원격제어 기능은 상당히 강력하고 쓸모있어서, 주위 친구들에게 넷미팅을 깔아주고 원격제어를 쓸 수 있게 가르쳐준 기억이 난다. 문제가 생길 경우 넷미팅을 통해 친구 컴퓨터의 화면을 보며 해결해주면 되었기 때문이다(솔직히 나 편하자고 한 일 같다). 그러나 이것은 처음에 다소 불편했다. 넷미팅을 설치하고, 환경설정을 하고, IP를 알아내고, 권한을 넘기는 등의 작업이 컴퓨터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신저가 개발되고 많은 이용자들이 생기면서, 넷미팅의 이런 기능들은 모두 메신저에 그대로 이식되었다. 더이상 IP를 입력하지 않아도, 복잡한 환경설정을 거치지 않아도 메신저만 인스톨한 뒤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넷미팅 때와는 달리, 요즘엔 클릭 몇 번이면 바로 원격제어를 사용할 수 있다.

MSN메신저는 물론, 네이트온에서도 원격제어를 사용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똑같은 기능인데 두 프로그램이 각각 포장을 약간씩 다르게 해놓았다는 것이다.

  • MSN메신저 - 도움받는 쪽에서 전문가에게 원격제어를 요청한다. 연결이 되어도, 전문가는 원격지 컴퓨터의 제어권을 따로 요청해야 한다.
  • 네이트온 - 전문가 쪽에서 도움받는 사람에게 원격제어을 요청한다. 따로 제어권을 요청하지 않아도, 연결이 되면 자동으로 제어권이 넘어온다.

당신은 어떤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가? 보안적인 측면에선 MSN메신저의 방법이 좋고, 실제 사용자 편의 측면에선 네이트온의 방법이 편리하다. 믿기 어렵겠지만, 원격제어를 통해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원격제어를 요청하는 메뉴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잘 모른다. 또한 제어권이라는 것이 원격제어에서 어떤 개념으로 쓰이는지도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결국 네이트온처럼 전문가가 원격제어를 요청하고, 이를 수락하게 하는 방법이 편의성 면에서 좋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네이트온의 방법은 약간의 보안문제도 있을 수 있다. 메신저에 친구로 등록된 사람이라면 그럴리 없겠지만, 악의적 목적을 가지고 컴퓨터에 해를 끼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전에 컴퓨터 주인이 발견해서 원격제어를 끊으면 다행이지만(일반적으로 메신저 창을 닫아버리면 원격제어도 종료된다), 원격제어를 걸어놓고 자리를 비운다거나 할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생각 외로 심각할 수도 있다(파일을 지우거나 중요 데이터가 유출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시스템을 완전히 날려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메신저의 원격제어를 통해 전문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고자 할 경우, 도움을 받는 사람은 비록 자신이 컴퓨터를 제어하고 있지 않더라도 자신의 컴퓨터 화면을 계속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상대방을 믿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컴퓨터 시스템이라면, 그만큼 더욱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사고는 언제나 방심에서 비롯된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기능 자체는 상당히 쓸모있으므로, 컴퓨터를 쓰다 문제가 발생하면 컴퓨터를 잘하는 친구에게 메신저를 통해 도움을 받아도 좋을 것이다. 물론, 인터넷이 되어야 하고, 하드웨어적인 문제는 AS센터를 찾는 것이 더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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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1. 오늘 저의 블로그에 남겨주신 댓글을 블로그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삭제하였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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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HFK 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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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말 공감가는 말입니다. 아무리 말로 설명을 해줘도 절대 못찾고 헤메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럴땐 역시 원격제어가 가장 좋은 방법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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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렇습니다. 이럴 때 '백문이 불여일견' 이란 말이 확 와닿곤 합니다. 물론 알려줘도 못찾는 걸 탓하는 건 아닙니다. 말로 수십분 설명해줘서 어떤것 하나를 알려주는 것보다, 행동으로 몇 분 설명해줘서 알려주는게 더 낫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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