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장착한 필터가 잘 빠지지 않을 때

by H.F. Kais | 2010. 7. 19. | 14 comments

사진을 찍는 많은 분들이 카메라 렌즈 앞에 보호용 필터를 끼워 씁니다. 싸게는 십 수 만원에서 비싸게는 수 백 수 천만원에 이르는 렌즈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죠. DSLR/SLR 카메라용 렌즈는 물론이고, 하이엔드나 똑딱이 카메라에도 따로 어댑터(경통)를 장착해 보호용 필터를 끼우곤 합니다. 물론 '나는 사진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필터 따윈 쓰지 않아!' 라며 필터 없이 쓰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행여 비싼 렌즈에 상처라도 날까, 지문이라도 묻을까 걱정하는 일반인들에겐 보호용 필터가 정말 고마운 존재죠. 옛날엔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UV 필터를 많이 썼지만 요새는 아예 UV 차단 코팅을 한 렌즈가 많아, 보호 기능만 있는 프로텍터 필터도 많이 쓴다고 하네요.

 

필터를 어떻게 끼우지?

필터
▲ smc PENTAX DA L F3.5-5.6 18-55mm AL 렌즈의 앞부분

대부분의 DSLR/SLR 카메라용 렌즈에는 위 사진과 같이 렌즈 맨 앞부분에 나사산이 파여져 있습니다. 빨간색 네모로 표시된 부분을 보시면, 홈이 파져 있죠? 여기에 각종 필터를 돌려서 끼우는 겁니다. 렌즈마다 구경이 조금씩 다른데, 이 구경에 맞춰 필터를 끼우면 됩니다. 위 사진 속 렌즈는 Ø52mm 라 쓰여 있으므로, 52mm 구경의 필터를 끼우면 되는 거죠. 렌즈의 나사산과 필터의 나사산을 잘 맞추어 시계방향으로 슥슥슥 돌리면 필터가 장착됩니다. 물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빠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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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논 파워샷 A610 & S2 IS에 각각 전용 어댑터(경통)를 끼운 모습

렌즈 구경이 작고 별도의 나사산이 없는 컴팩트 카메라의 경우에도 필터를 달 수 있긴 합니다. 캐논 파워샷 A시리즈의 경우, 꽤 오래 전부터 필터를 끼울 수 있도록 전용 어댑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능이 다양한 S시리즈의 일부 모델에서도 어댑터를 지원하고 있지요. 제가 옛날에 썼던 후지 파인픽스 S602z의 경우에도 전용 어댑터를 이용해 52mm 필터를 쓸 수 있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으악, 필터가 찌그러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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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 파인픽스 S602z의 어댑터에 강하게 끼여버린 B+W 52mm UV필터 

렌즈 앞부분의 나사산과 필터 테두리는 금속으로 만들어지지만, 필터의 경우 단순히 유리를 물고 있을 뿐 얇고 가늘기 때문에 충격에 그리 강한 편은 아닙니다. 때문에 필터 테두리가 찌그러지면서 나사산이 강하게 맞물려, 쉽게 빠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바로 이런 경우였는데, 위 사진을 보시면 쉽게 알 수 있죠. 빨간색 네모 한가운데 부분을 보면 원형으로 된 필터 테두리가 찌그러져 있는 게 보일 겁니다. 테두리가 찌그러지면서 안쪽의 나사산끼리 강하게 맞물려, 손으론 결코 빠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빠지지 않는 필터를 빼기 위한 방법

꽉 맞물려서 빠지지 않는 필터를 빼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1. 필터 렌치를 이용해 돌려 빼낸다.
  2. 고무장갑을 끼우고 손으로 돌려 빼낸다.
  3. 서비스센터에 가져가서 빼달라 한다.

필터 렌치가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리 자주 쓸 물건도 아니고… 또 갑자기 써야 할 땐 없고… 그렇다고 센터에 가져가는 것도 급할 땐 어려우니 결국 많은 분들이 고무장갑을 이용한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고무장갑을 통해 그립력을 높여서 필터를 빼내려는 것인데요, 하지만 고무장갑마저 없다면…?

제가 바로 그랬습니다. 당장 필터는 빼야겠고 도구는 아무것도 없고. 그러던 중, 한 가지 아이템이 눈에 띄었습니다. 머릿속에서 맥가이버 테마송이 울려 퍼집니다. 그 아이템은 바로…

powercode

전원코드. 컴퓨터나 모니터에 쓰이는 두꺼운 코드가 아니라, 소형 기기에 쓰이는 납작한 모양의 전원코드입니다. 이걸 필터 테두리에 두르고, 양 끝을 세게 잡은 뒤 어댑터를 돌렸습니다. 그랬더니…

안빠지는 필터 쉽게 빼기

올레! 그렇게 기를 쓰고 힘을 줘도 빠지지 않던, 손에 상처까지 냈던 필터가 너무나도 쉽게 툭 하고 빠져버렸습니다. 너무나도 감격스러운 나머지 위 사진을 급하게 찍었네요. 전원코드를 저런 식으로 두르면 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넓은 면(평평한 면)으로 해야 된다는 것. 덕분에 비싼 B+W 필터를 새 카메라의 렌즈에 끼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시겠습니까?


덧) 아직도 이 글을 찾으시는 분이 많아, 서비스 차원에서 동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2015.03.09)

댓글 14개:

  1.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근처에 계시면정말 밥이나 술이나 한번 사드리고 싶을 정도로... 에세랄 클럽도 이런 건 못봤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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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움이 되어 다행입니다. 리플에서 진심이 느껴지네요.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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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음부턴 그냥 B+W 필터 사야겠습니다.. 제가 B+W 슬림 나노코팅인가 뭔가를.. 52mm, 52000원 가량에 구매를 했는데..; 슬림은 슬림인가 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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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죄송한데요 ㅜㅜ 그 렇게 했는데도 안빠지네요 ㅠㅠ 돌리는 방법이 있는건가요 ㅠㅠ
    그리고 B+W 는 뭘 말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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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원코드로 필터를 감싼 뒤 끝부분을 꽉 잡아서, 필터 테두리 전체로 힘이 가해지게 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힘을 꽉 줘야 합니다. B+W는 슈나이더 사에서 만드는 필터의 브랜드 명입니다.

      아울러 필터가 찌그러진 정도에 따라 성공하거나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완전히 찌그러져서 렌즈의 나사산까지 찌그러진 경우라면 이런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카메라 수리센터 등에서 필터를 잘라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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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고무장갑으로 30분동안 씨름하다가 이거 보고 간단히 B+W 하나 빼냈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아, 아닙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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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풀려 다행이네요. 근데 자게이신가봐요? 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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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도 식은 땀 내다가 이 방법으로 해결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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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으아아 저도 코드로 한번에 뺏네요!!! 비싸게 준 칼짜필터 다른데도 못껴보는건가 했었는데 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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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와 저도 진짜 맨탈 다 깨져서 죽어가던중에 이글 발견하고 바로 시도했습니다 RGB케이블로했는데 바로 빠졌네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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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정말 감사드립니다ㅠㅠㅠㅠㅠ 간증댓글 남기러 돌아왔습니다!! 코드선으로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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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좀 다른 경우지만 저는 쓰던 cpl 필터가 업링에 박혀 안빠져서 그 구경에만 써야만 하는지 정말 멘붕하고 필터를 망치로 깨버릴까 발광하던차에 한줄기 빛을 바라본 글이었습니다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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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대박입니다. 그렇게 안빠지던게 한큐에 빠지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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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정말 감사드립니다! 손 빠지는줄 알았는데ㅠ 필터를 새로 살 생각까지 하고 있었던 와중에 이 글을 보고 해결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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