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하라 마사아키, 'Double Portrait' – 두 개의 초상화 사진전

by hfkais | 2010. 8. 3. | 2 comments

우연한 기회로 펜탁스코리아 서비스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된 작은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7월 20일~8월 1일 간 명동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9층에서 열린 아이하라 마사아키, 'Double Portrait' – 두 개의 초상화 전이었는데요, 부제로 태즈매니아와 호주, 자연과 사람의 영혼을 담은 사진전(Spirit of Tasmania and Australia)이라 명명되었습니다. 태즈매니아 관광청과 호주정부 관광청이 주최하는 무료 전시회였습니다.

 

Double Portrait 사진전

펜탁스코리아의 팝업 안내창에서는 '롯데백화점 9층' 이라고만 적혀있길래 그곳으로 갔더니, 그냥 의류 할인행사장이랑 면세점만 있더군요. 알고 보니 본점 9층이 아니라 애비뉴엘 9층. 본점과 애비뉴엘 건물이 붙어있어서 바로 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따로 이동통로를 거쳐서 가야 했습니다.

 

Double Portrait 사진전

아무튼 롯데갤러리에 도착! 커다란 방 하나로 이루어진, 생각보다 작은 전시장이었습니다. 전시장 가운데에 이번 전시회의 작가인 아이하라 마사아키의 프로필이 적혀있었고, 약 30여 점의 사진작품들이 벽면을 따라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사진을 시작한 작가는 일본에서 광고사진을 찍다가, 호주의 풍경에 매료되어 풍경사진작가로 변신했다고 합니다. 특히 호주 태즈매니아라는 지역을 좋아해 일년에 두 세 번은 꼭 태즈매니아에 머무른다고 하네요. 태즈매니아의 자연을 향한 작가의 애정은 태즈매니아 지방정부에서도 인정받아, '태즈매니아의 친구'라는 이름의 홍보대사로 임명될 정도라고 합니다.

 

Double Portrait 사진전

두 개의 초상화라는 제목답게 두 개의 주제로 나누어 사진들을 전시했습니다. 한 쪽에는 태즈매니아의 사람들을 흑백사진으로 담은 작품이, 한 쪽에는 태즈매니아의 풍경과 자연을 컬러사진으로 담은 작품들이 전시되었습니다. 인물사진에선 태즈매니아의 평범한 사람들을 매우 자연스럽게 담아, 사진을 통해 친근함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태즈매니아의 풍경사진에선 때론 어렴풋하고 희미한 태즈매니아의 장관이, 때론 강렬한 색으로 다가오는 태즈매니아의 자연이 사진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Double Portrait 사진전

전시된 사진들 하나하나가 다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전시장 한 가운데에 걸린 사진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비나 눈을 맞으면 빨갛게 변한다는 나무 사진이 좋았습니다. 여자친구는 빨간 나무 사진 옆(위 사진에선 잘렸네요)의 노란 식물사진과 초록색 잎 사진(위 사진 오른쪽에서 두?세?번째)이 좋았다고 하네요.

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작품 아래에 작가의 코멘트가 쓰여 있었습니다. 다른 전시회에 비해 상당히 긴 편이었는데요, 촬영장비 같은걸 적어놓은 건 아니고 사진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가 쓰여 있었습니다. 촬영 당시의 날씨는 어땠는지, 작가의 마음은 어땠는지, 촬영을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등등… 특히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랐더니 정말 되더라는 이야기에서는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를 뛰어넘는 강렬한 순수함이 묻어났습니다.

한편 기술적인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가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와 일할 때 들었다는, '구도를 잡을 땐 1mm단위까지 신경 써서 잡아야 한다'는 말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망치로 쾅 하고 얻어맞은 기분이랄까요, '그냥 대충 찍고 나중에 크롭하지 뭐' 라고 생각해오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입구 옆에는 작가가 사용하는 장비 목록이 적혀있었습니다.

자연사진(컬러)

  • 니콘 F3P 28mm 105mm
  • 펜탁스 K20D 12~24mm 17~70mm
  • 펜탁스 645N 2 35mm 35~85mm 120mm 200mm
  • 펜탁스 67 55~100mm 200mm
  • 후지필름 벨비아50, 벨비아100, 아스티아100F

인물사진(흑백)

  • 니콘 F2 28mm 50mm
  • 핫셀블라드 503CX 80mm
  • 후지필름 아크로스100, 프레스토400

 

작가는 니콘과 펜탁스의 전문사진가이며, 후지필름과도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전시장에 니콘코리아와 펜탁스수입사에서 보내온 화환이 놓여져 있더군요.

 

Double Portrait 사진전

전시장 한 켠에서 호주 관광 팜플렛과 엽서 등을 판매했는데 직원 분이 갑자기 사라져서 그냥 구경만 하고 왔습니다. 엽서 정도는 사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면보다, 사진을 찍을 때 어떤 마음가짐을 해야 하는지, 어떤 생각으로 사진에 임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사진전이었습니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기엔 제 깜냥이 너무도 부족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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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태즈매니아가 궁금하신 분은 위 지도를 참고하시길. 어제는 한여름처럼 더웠지만 오늘은 눈이 올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합니다.

댓글 2개:

  1. 안녕하세요 태즈매니아 관광청 직원입니다.이렇게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2년 전 인데 기억이 생생히 떠오르네요. 태즈페이스북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 번 놀러오세요~ :)
    https://www.facebook.com/TourismTasmania.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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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즈매니아 페이스북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엔 좀더 큰 곳에서 대규모로 전시회를 개최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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