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ooks2의 Life on Earth와 전자책 교과서

by hfkais | 2012. 1. 29. | 2 comments

얼마 전 애플은 iTunes U와 iBooks2를 발표하며 미래의 교육시장에 크나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을 예고했습니다. iBooks2를 선보이면서 Life on Earth라는 전자책 교과서를 예로 삼아 소개했는데요, 이 책은 iBooks2의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키노트 영상이나 공개된 사진들을 통해 굉장히 흥미로운 콘텐츠라는 느낌을 받았죠. 오늘은 그 이야길 해보려 합니다.

어제 아이패드를 빌려 iBooks2를 깔고, 스토어에서 Life on Earth를 다운받아 살펴봤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종의 번들 느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무척 높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잠시 옛날 이야기를 해볼까요. 선생님들께서는 교과서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했습니다. 사진이나 괘도, 비디오, OHP, 모형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지요. 그래도 부족하면? 직접적인 현장학습이 답이었습니다. 물론 대부분 소풍 정도로 치부되었지만. 그러다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상당수는 컴퓨터 내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지요. 동영상, 파워포인트, 프로젝터 등을 이용해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 모든 것들이 하나의 전자책 형태로 묶여, 얇고 가벼운 디바이스 안에 다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VHS 비디오보다 훨씬 선명하고 깔끔한 HD급 비디오를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게 되었고, 학생 개개인이 스스로 돌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설픈 평면 모식도 혹은 모형으로나 접해야 했던 DNA의 모습을 이제는 3D로 구현된 입체적인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어떻게 생성되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하는 모습까지도 말이죠. 인터랙션으로 꾸며진 다양한 도표들은 한층 이해를 쉽게 해주고, 전체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1800년대에서 지금까지의 기온변화를 여러 장의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슬라이드를 움직여 어디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게 훨씬 효과가 크겠죠.

사실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죄다 기존에 있던 것들일지도 모릅니다. 고해상도 동영상, 인터랙션, 사진 등은 사실 그 자체만으론 그리 새로울 게 없지요.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하나로 모아놓은 모습은, 또 모아놓는 기술은 생각보다 엄청났습니다. 애플에서 이러한 형태의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배포한다는데, 얼마나 대단할지 궁금해지더군요.

전 애플의 팬도 아니고 애플 제품을 쓰고 있지도 않으며 어떤 면에선 애플의 제품들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 전자 교과서를 보면서 '이쯤 되면 아무 문제없이 받아들일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이런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길 정도였고, 이를 위해 기꺼이 애플의 하드웨어를 사고 싶다는 생각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어느 한 소프트웨어 때문에 하드웨어까지 갖고 싶어진 적은 처음입니다. 앞으로 이쪽 생태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정착할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덧) Life on Earth를 다운받으면서 얼핏 봤는데 전체 용량이 1GB나 되더군요. 아마도 고해상도의 이미지 및 동영상 때문에 그렇게 큰 용량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전체 페이지 수는 약 50페이지 정도 됩니다. 내용에 비해 용량이 너무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더 많은 내용을 담기 위해서는 동영상 압축률을 조절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개인적으론 차라리 책에 들어가는 동영상들을 유튜브나 비메오에 올린 뒤 임베드하는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네트워크 속도나 그에 따른 버퍼링 문제가 있긴 하겠지만 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겠지요.

댓글 2개:

  1. 애플의 행로를 보면 참 겁이 날때가 있습니다. 삼성 같은 회사는 생각지도 못하는 방향으로 비지니스를 여계해 나가니까 말이죠..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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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개 아이디어가 좋으면 추진력이 약하거나, 추진력이 좋으면 디테일함이 떨어지거나, 디테일함이 좋으면 큰 틀에선 약하거나 하기 마련인데 정말 이 회사의 제품은 써보면 써볼 수록 감탄을 만들어내는 재주가 탁월한 것 같습니다. 정말 겁이 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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