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프라이드 도어 안쪽 손잡이 교체

by hfkais | 2013. 4. 25. | 2 comments

전에 올린 글에도 썼지만 제가 타는 구형 프라이드의 연식은 1990년식입니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오며 여기저기 칠이 벗겨지고 군데군데 녹이 슬었지만 그래도 아직 도로를 달리는 덴 전혀 문제 없는 차량입니다.

쇠로 된 부분들은 조금 녹이 슨 것 외에 그럭저럭 괜찮아 보입니다. 그런데 플라스틱으로 된 부분들이 조금씩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필러 안쪽 플라스틱 내장재는 햇빛에 삭아버린 모양인지 끝부분이 부스러지기 시작했고, 기어봉 손잡이는 살짝 까지기 시작했습니다. 안전벨트 클립의 빨간색은 긴 세월 동안 어느새 바래져서 전혀 빨간색으론 보이지 않습니다(물론 작동엔 문제 없습니다).

내장재가 부스러지거나 살짝 까지는 정도는 기능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요. 하지만 어느 정도 힘을 받는 부분이 두 동강 나버린다면? 게다가 그 부분이 하루에도 몇 번씩 아주 자주 쓰이는 부분이라면?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바로 도어 안쪽 손잡이가 똑 부러지고 만 것이지요.

아마 작년 여름-가을 쯤이었을 겁니다. 어느 날 조수석 도어손잡이가 똑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몇 주 뒤 운전석 도어손잡이도 똑같이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힘을 받는 부분이 똑 부러졌기 때문에 본드로 붙일 수도 없었습니다. 당장 타고 내릴 때 불편했기 때문에, 뒷도어에서 부품을 떼어와 앞쪽에 달았습니다. 대신 뒷좌석 안쪽에서 도어를 열 수 없게 되었죠. 이 상태로 거의 반 년을 다녔습니다.

그러다 어제, 볼일이 있어 다녀오는 길에 평소 눈에 띈 부품센터에 들러 슬쩍 물어봤습니다. 구형 프라이드 도어 안쪽 손잡이 있느냐고. 한참을 컴퓨터로 찾더니, 운 좋게도 마침 딱 하나 남았다더군요. 그래서 바로 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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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운이 좋게 딱 하나 남은 부품을 살 수 있었습니다. 공기 빵빵한 비닐팩에 포장된 신품입니다. 가격도 얼마 안 합니다. 겨우 2000원. 진작 부품센터를 찾아볼 걸 왜 그냥 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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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을 시작해 볼까요, 문제의 도어 안쪽 손잡이 부분입니다. 원래 여기 있던 부품을 조수석으로 옮겨 달았기 때문에 휑합니다. 바깥 손잡이는 멀쩡했기 때문에 한동안 그냥 이러고 다녔습니다. 세 명 이상 탑승할 때 꽤 불편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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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간단한 구조입니다. ㄴ모양으로 된 철사를 앞쪽으로 당기면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도어가 열립니다. 사실 맨손으로도 조금만 힘주면 문을 열 수 있지만, 요령 없는 사람에겐 아무래도 힘들죠.

센터에서 부품을 살 때 '조수석 뒷자리 용'으로 달라고 했는데, 구형 프라이드의 도어손잡이는 앞뒤 좌우 구분이 없다고 합니다. 이미 뒷좌석 손잡이를 앞으로 옮겨다 단 만큼 앞뒤 구조는 똑같고, 좌우는 철사의 구부러진 방향만 위아래로 반대입니다. 즉 한가지 모양의 도어손잡이 부품으로 네 군데 모두 쓸 수 있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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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어손잡이 부품은 크게 세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철사 고정을 위한 하얀색 작은 부품이 이런 식으로 끼워지게 됩니다. 운전석 쪽 도어에는 철사 방향이 반대이기 때문에, 거꾸로 끼워지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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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처럼 철사를 끼운 상태로는, 하얀 부품이 손잡이 어셈블리의 구멍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하얀색 부품이 어셈블리에 끼워진 상태로 철사를 끼워야 하는 거죠. 그런데 이게 각이 안 나와서 쉽게 끼워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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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그란 구멍에 철사를 끼우는 것 까진 쉽게 됩니다. 하지만 철사의 나머지를 고정하기 위한 부분을 끼우는 게 쉽지 않습니다. 각이 전혀 나오질 않았거든요. 도어 패널을 다 뜯어야 하나 고민하며 약 10분 정도를 낑낑대다 결국 끼웠습니다. 요령은 각을 만들기 위해 문을 열 때처럼 손잡이를 살짝 당겨주는 겁니다. 그리고 하얀 부품의 홈에 철사를 밀어서 끼워 넣는 것이죠. 철사를 끼우고 나면, 하얀 부품 안쪽에 철사가 쉽게 빠지지 말라고 고정시켜주는 후크 같은 게 있습니다. 딱 밀어서 고정시켜주면 됩니다. 말로는 설명이 어렵군요. 사진이라도 잘 찍어둘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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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하얀 부품과 철사만 잘 끼우면 99%는 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나머지는 손잡이 어셈블리를 도어에 고정시키는 일이죠. 이건 아주 간단합니다. 손잡이 한가운데에 볼트를 박아 고정시키면 끝입니다.

 

구형 프라이드의 도어 안쪽 손잡이는 무척 간단한 구조이기 때문에 굳이 카센터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손쉽게 집에서 수리 가능합니다. 도구도 십자 드라이버 하나면 끝이죠. 이렇게 해서, 도어 손잡이 교체를 완료했습니다. 그 동안 밖에서 열어주길 기다리거나 창문 내리고 팔을 뻗어 바깥 손잡이로 열다, 안에서 열 수 있게 되니 무지 편하네요.

댓글 2개:

  1. 우와 감사합니다. 저도 요즘 91년식 입양해서 관련 정비 정보를 찾고 있었는데, 환상적인 수리기가 많이 있어 참고가 많이 될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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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고 고생길 열리셨네요~ 저도 다른 분들에게서 많이 배웁니다. 특히 http://blog.naver.com/soya2020 '달구지와 여행'의 용소야님 블로그에 가보시면 프라이드 관련 좋은 정보가 많으니 꼭 들러보세요~ 안전운전 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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