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많이 잊혀졌지만, 과거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포털사이트 중에는 코리아닷컴(Korea.com)이란 사이트가 있었다. 아니, 아직도 있다. 사이트 출범 당시 두루넷의 korea.com 도메인 인수로 크게 주목받았던 이 포털사이트는, 두루넷에서 독립한 뒤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다가 다시 무서운 기세로 주저앉았다. 약 2~3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2005년 대구도시가스에 인수되어, 지금은 모그룹인 대성그룹에 속해있는 포털사이트가 되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사이트가 멀쩡히 운영되고 있는 걸 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모양이다.
서두는 이쯤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다름아닌 이 사이트의 '다국어 사이트'에 대한 이야기다.
코리아닷컴 사이트의 회사소개에서 연혁 부분을 보면, 2006년 5월에 다국어 사이트를 오픈했다고 쓰여있다. 사이트 첫 화면 오른쪽 위에서 볼 수 있는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부분을 뜻하는 것 같다. 이 링크들을 클릭하면 해당 언어로 된 사이트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좀 이상한 부분이 있다.
▲ '오늘의 뉴스'란 이름으로, 몇몇 뉴스기사들의 일부가 썸네일과 함께 짤막하게 올려져 있다. 제목이나 텍스트를 클릭하면, 해당 기사가 있는 웹페이지로 이동된다. 그런데, 아래 이미지에서 상단의 저것은 무엇인가? 위 이미지에서 옅은 빨간색 박스로 배경색이 처리된 부분을 보면, 링크도 뭔가 요상하다.
▲ 클릭해서 열어보니, 위쪽에 코리아닷컴의 네비게이션이 나타난다. 실제 기사는 프레임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아래쪽엔 중앙일보의 영문 기사 페이지가 보인다. 혹시영어 사이트만 그런건 아닐까? 다른 언어의 사이트들도 눌러보자.
▲ 중국어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이번엔 조선일보의 중문 기사 페이지가 보인다.
▲ 코리아닷컴 일본어 사이트의 모습이다. 메인 한가운데에 한국 관련 기사 제목과 약간의 내용, 썸네일이 표시되어 있다. 하단 상태표시줄의 주소를 보면 알겠지만(빨간색 박스), 역시나 외부 언론사 사이트의 기사 페이지를 링크시켜둔 것이다.
▲ 역시나 마찬가지. 상단의 코리아닷컴 네비게이션이 꽤 크게 느껴진다. 마치 코리아닷컴 내에 속한 사이트처럼 보인다. 마구잡이로 몇몇 언론사들의 기사를 자기네 컨텐츠인 양 표시하고 있다.
흔히 국내에서는 포털사이트들이 언론사의 기사로 뉴스 서비스를 하고자 할때, 기사를 구입해서 쓰는 형식을 취한다. 간단하게는 한 달에 몇 건의 기사를 쓰면 그에 대한 일정 금액을 지불하거나, 복잡하게는 기사 뷰와 연동해 금액을 차등 지급하는 형식을 갖는다. 어느 쪽이든, 일단 돈이 오가는 문제다. 게다가 포털사이트가 기사를 이용할 경우, 기사 텍스트와 첨부 이미지(또는 동영상) 정도만 받아서 자사 포털사이트의 디자인에 맞춰 웹에 게시하거나, 아예 해당 언론사의 기사 페이지로 링크를 걸어주는 방식을 쓴다. 즉, 코리아닷컴처럼 타 언론사 기사 페이지를 마치 자사 사이트의 컨텐츠인 양 포장해서 내어놓진 않는다는 소리다.
외국의 사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야후!재팬의 경우, 자사 포털과 계약을 맺은 언론사의 기사는 자사 포털의 디자인을 입혀 웹에 게시하고 있으며, 계약을 맺지 않은 언론사 기사의 경우 사안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직접 링크를 거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애매모호하게 네비게이션을 달거나 하진 않는다. 그냥 말 그대로 '링크'만 걸어버린다.
그런데 코리아닷컴은 세로 100px 이하의 작은 네비게이션(주로 홈 링크와 간단한 몇몇 링크들만 넣은)을 달아 놓은 것도 아니고, 대놓고 자사 사이트인 양 네비게이션을 상단에 박아버렸다. 이렇게 될 경우 이용자는 혼란을 겪을 수 있고, 기사가 링크된 언론사도 피해를 입게 된다. 게다가 몇몇 언론사의 기사는 계약도 없이 무단으로 불러다 쓰고 있다. 엄연히 자기네 컨텐츠가 아닌데도 말이다. 이런 잘못된 운영행태는 당장 고쳐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다 쓰러져가는 사이트라고 해도, 지킬 건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korea.com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가끔들어가긴해서.. 얼핏보긴 했는데, 참.. 난감하군요...
답글삭제계약을 하고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죠. 그럴 가능성이 훨씬 커 보입니다.
답글삭제코리아닷컴만이 그런게 아니라 구글 뉴스도 그렇게 썸네일에서 직접링크 방식으로 운영이 되지요. 그래도 명색이 포털 사이트인데 무단으로 기사를 갖다 쓰진 않을겁니다. 아마도..;;
답글삭제오히려 대형 포털에서 뒤늣게 기사의 직접링크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앞서가고 있는 측면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문사 측에서도 자사 트래픽을 올려준다고 하면 싫어하진 않거든요.
Anonymous / 다수 언론사가 링크에 쓰이고 있는데, 최소한 한곳 이상은 아무런 계약없이 쓰이고 있습니다. 링크를 가져다 쓰는 언론사가 한두개가 아닌데, 딸랑 한개만 계약을 하지 않은 체 쓰는건 아니겠죠? 무단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답글삭제나인테일 / 뭔가 오해하신거 같은데, 구글 뉴스의 경우 아예 뉴스 사이트로 이동되어버립니다. 딥링크라고 하던가요. 코리아닷컴처럼 프레임으로 자사 네비게이션 표시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더불어 대형 포털에 기사의 직접링크를 한 경우는 네이버 뉴스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Design Sphere의 funny4u입니다. (블로거 계정이 있어서..다른 주소로 링크가 되겠군요 ^_^;; )
답글삭제하여간 Korea.com은 이제 거의 사장된 분위기가 아닌가 싶어요. 웹상에서도 일어나는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