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원어데이를 통해 (주)이채의 MYM이어폰을 구입했습니다. 마침 커널형 이어폰을 써보고 싶었고, 일반 시중에서 파는 가격보다 훨씬 싼데다 국산 제품이라 별다른 고민없이 그자리에서 결제했습니다. 써보고 괜찮으면 이곳저곳에 쓰자는 생각으로 두 개를 주문했네요. 워낙 가격이 저렴해서 저 외에도 다른 분들도 여러개씩 구입하셨더군요.
곧 우체국택배를 통해 제품을 받았습니다. 후딱 사진부터 찍고, 제품포장을 뜯었습니다. 포장모양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두꺼운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어 있어 뜯기가 힘들더군요.
▲ 마이엠 큐빅, 뮤즈. 포장은 그럴듯 하지만 뜯기가 힘들었습니다.
하나는 MYM 큐빅(화이트), 하나는 MYM 뮤즈(레드) 입니다. 그날 원어데이를 통해 선보인 제품들 중에서 고급형에 속하는 제품들이죠. 두 제품 다 동일한 6mm 유닛을 쓰고 있으며, 구성품(이어폰, 추가 실리콘 캡, 파우치)도 같습니다. 차이점은 모양이 다른 것 뿐이네요. 이어폰 코드는 한쪽이 짧고 한쪽은 긴 언밸런스 타입입니다.
뮤즈 제품의 포장을 뜯고 이어폰을 연결한 뒤 음악을 들어봤습니다. 커널 타입 이어폰은 처음인지라 음질에 대해 뭐라 말하긴 그렇네요. 평소 볼륨을 작게 쓰기도 하고요. 그런데 전혀 엉뚱한 곳에서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이어폰의 좌우 소리가 반대로 나는 것입니다. 왼쪽에서 들려야 할 소리가 오른쪽에서, 오른쪽에서 들려야 할 소리가 왼쪽에서 들렸습니다. 혹시 불량품을 받은게 아닌가 싶어, 원어데이 사이트의 상품후기 게시판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게 아니더군요. 이어폰의 좌우 소리가 반대로 난다는 글이 꽤 많았습니다. 게다가 그곳에서 다른 분들의 글을 통해, 제품의 또 다른 문제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어폰의 금도금 단자가 녹이 슨 것처럼 더럽다더군요. 혹시나 싶어 제 물건도 살펴보니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어폰 단자, 그리고 함께 들어있던 1m 확장선 단자까지 녹이 슨 것처럼 더러웠습니다. 게다가 금도금 단자를 쓰는 다른 회사의 제품과 비교해 보니, 차이가 확연할 정도로 금색이 옅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후기대로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품이나 반품된거 땡처리 하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그런데 포장박스에 인쇄된 내용을 살펴보다, 이번엔 구성품과 관련해 또 문제를 찾아냈습니다.
▲ 마이엠 뮤즈. 추가 실리콘 캡이 함께 포장되어 있습니다.
추가 실리콘 캡의 크기가 원래 있던 것과 똑같더군요. 캡을 전부 빼서 옆에 두고 비교해 봐도, 직접 이어폰에 끼운채 비교해 봐도 똑같은 크기였습니다. 그런데 원어데이의 상품상세정보엔 '이어패드 실리콘 캡 Large 사이즈가 추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라고 쓰여있었단 말이죠. 게다가...
보시다시피 제품 포장 박스에도 '실리콘 캡(Large Size 추가)' 라고 쓰여있었습니다. 점점 불량품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나머지 하나(마이엠 큐빅)도 뜯어봤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더군요. 좌우 소리가 뒤바뀌어 있었고, 금도금 단자는 녹슨 듯 지저분했으며, 추가 실리콘 캡 사이즈도 같았습니다. 원어데이 상품후기 게시판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29일 저녁시간대 쯤, 원어데이 상품후기 게시판에 (주)이채 담당자와 원어데이 담당MD의 리플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주 황당한 내용의 리플을 발견했습니다.
(주)이채 담당자 왈,
'당사 이어폰 중 초창기 모델인 601, 602 모델을 제외하고는 다른 모델들은 좌우 구분을 하지 않습니다. 이어폰 사용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봤으나 사용자들은 이어폰에 표기 되어있는 좌우 구분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음에 당사 이어폰은 좌우 구분하지 않는걸로 모델을 출시 하였습니다. 사용자에 따라서 사용하는 방향이 다를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랍니다. 회사 정책이라네요. 양쪽 줄 길이가 같은 제품도 아니고 엄연히 좌우 줄 길이가 다른 제품을 만들면서 좌우 구분을 안한다니, 매우 황당했습니다. 그럼 어떤 제품은 짧은 쪽에서 왼쪽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제품은 긴 쪽에서 왼쪽 소리가 날 수도 있다는 건지... 비대칭 코드를 채용한 대부분의 이어폰은 짧은 쪽에서 왼쪽 소리, 긴 쪽에서 오른쪽 소리가 나지 않던가요? 좌우 소리 구분을 안할 거라면 뭐하러 스테레오 이어폰을 만들었는지 궁금하네요.
게다가 담당자의 리플을 좀 더 살펴보니, 좌우 음질이 다른 것도 있는 모양이더군요. 좌우 밸런스가 다르게 되어있다고 하네요. 한쪽은 저음, 한쪽은 고음이랍니다.
언제부터 스테레오 이어폰의 좌우가 저음과 고음으로 구분되었는지... 그럼 이 회사 기준으로는 제 이어폰을 비롯한 다른 모든 이어폰들이 다 불량품인 걸까요? 원어데이와 국산제품, 대형매장에 납품된다는 말만 믿고 샀는데 어째 기본부터 안된 것 같네요. 결국 환불요청 했습니다. 택배만 오면 되는군요.
그동안 원어데이에서 산 물건들은 대체로 괜찮았는데, KT와이브로 사건 이후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다음부터는 원어데이에 올라온 물건도 잘 확인하고 사야겠습니다. 관련 MD도 다시 한 번 잘 확인하고 사야겠네요(아거껍따구MD 두고 봅시다).
담당자가 개념이 충만한 것 같네요. :)
답글삭제레이니돌 님 / 담당자 개인의 생각인지, 정말로 회사 정책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어폰 만드는 회사의 정책이 저런 식이라면 오래 장사 못할 것 같은데 말이죠...
답글삭제저도 그러네요. 노래가 끈겨서 나오고 막 '지지직'하면서 나오네요. 외국에서는 고칠수 없나요??? information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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