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 구글 애드센스 계정에 그 동안의 수입이 쌓여 지급 가능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전에 미리 지급 방법을 '웨스턴유니온 퀵캐쉬'로 지정해 둔 터라 자동으로 MTCN이 발급되었습니다. 오늘 마침 여유가 되어, 근처에 있는 IBK 기업은행 지점에서 수익을 받았습니다. 그 동안 외화수표로만 수익을 받았는데, 처음으로 웨스턴유니온 퀵캐쉬를 통해 수익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써봅니다.
정말 간단한 웨스턴유니온 퀵캐쉬 지급신청
구글 애드센스 계정설정에서 지급방식이 '웨스턴유니온 퀵캐쉬'로 설정되어 있고, 지급 가능한 수익이 발생하면 위와 같이 지급 정보가 뜹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바로 MTCN(Money Transfer Control Number)이죠. 저는 귀찮아서 그냥 카메라로 찍어갔습니다.
구글에서 권장하는 대로, 가까운 IBK 기업은행 지점에 들렀습니다. 빠른 창구에서 웨스턴유니온으로 지급된 돈을 찾으러 왔다고 하니, 별도 창구로 안내해 줍니다. 간단히 신분증을 제시하고, 웨스턴유니온 퀵캐쉬 지급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분명 애드센스 안내에서는 '지급금액, MTCN, 신분증, 발송자 정보' 등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막상 신청서를 보니 구글 주소 같은 건 몰라도 되겠더군요. MTCN과 제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만 적어서 냈습니다. 지급금액이 얼마인지도 적을 필요가 없었습니다(물론 지점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요).
외화수표에 비해 편리한 점은, 적어도 창구 직원이 헤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 기업은행 지점 창구 직원에게 처음 구글 수표를 보여줬을 때의 그 오묘한 표정, '이런 종이쪼가리가 수표라고?' 하는 듯한 표정을 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땐 지점 내에 구글 수표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 그 창구 직원은 결국 전화로 어딘가에 일일이 물어 물어 일을 처리했지요. 시간은 거의 30분이 넘게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지급은 원화로, 환율은 송금 환율
이미 알고 있긴 했지만, 혹시나 싶어 창구 직원에게 송금액을 달러로 받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처음엔 당연히 된다고 했다가 나중에 다시 확인하더니 안 된다고 하더군요. 개인-개인 간 송금의 경우 달러나 원화 중 고를 수 있지만, 구글 애드센스의 경우 기업-개인 간 송금이기 때문에 원화로만 된다고 했습니다.
이전에 구글 수표를 통해 받았던 달러들을 외화통장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던 터라, 다소 아쉬웠습니다. '원화로 환전해야겠구나'란 생각이 드는 순간, 벽에 걸린 환율표시기가 보였습니다. 송금(받으실 때) – 1178.40원. 얼른 창구 직원에게 어떤 환율이 적용되느냐고 물었더니 '송금(받으실 때)' 환율이 적용된다고 하더군요. 휴대폰으로 계산해보니 얼추 xxxx35.912원이 나왔습니다. '전 단위의 돈도 받을 수 있을까?', '전은 그렇다 치고, 원 단위는 주려나?' 하는 궁금증이 드는 동시에 곧 돈이 나왔습니다.
내 5원은 어디 갔죠? … "5원 더 드릴께요"
계산서와 함께 원화로 환전된 수익금을 받았습니다. 휴대폰으로 미리 계산한 것과 같이 xxxx35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 단위는 취급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그래도 91.2전인데!). 받은 돈을 세어보는데, 뭔가 기대했던 것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계산서를 다시 확인하고 돈을 보니, 은색으로 보여야 할 것이 없었습니다. 1원짜리 다섯 개가 없었던 거죠.
혹시라도 지폐나 다른 동전 사이에 끼었거나 깔렸나 싶어 얼른 일어나지 않고 밍기적거리니, 직원이 무슨 일 있냐는 듯이 쳐다봅니다. 그래서 말했죠. '저기… xxxx35원인데 30원만 있네요?' 그랬더니 창구에 1원짜리가 없어서 그랬답니다. 그래서 원단위는 아예 안 주는 줄 알고 일어서려니까, 그제서야 멋쩍은 듯이 10원짜리를 하나 얹어주며 '그냥 5원 더 드릴께요~' 라며 생색을 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전 단위 돈도 안 주면서, 원 단위까지 아무렇지 않게 꿀꺽 하려던 것 같아 몹시 불쾌합니다. 이런 걸 낙전수입이라고 하나요? 아마 저처럼 일일이 확인하지 않은 고객 중에는 분명 10원도 안 되는 돈을 두 눈 뜨고 떼인 분들도 있겠죠. 그런데 고객 한 사람에게는 하찮은 5원 1원일 지 모르지만, 그렇게 열 명, 백 명, 천 명이 모이면 그래도 꽤 큰 돈인데…. 그 동안 IBK 기업은행에 대해 꽤 괜찮다고 생각해 왔는데, 창구 직원 한 사람 때문에 그 생각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다음에 또 애드센스 수익금을 받을 땐 다른 지점을 찾아봐야겠네요.
덧) 글을 쓰고 난 뒤 트위터의 @SMART_IBK 님을 닥달하며(?) 한 소리 했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원 단위 잔돈이 남을 경우, 10원을 채워서 준다고 하는군요. 해당 창구직원이 신입이라 잘 몰랐다는, 어찌보면 가장 뻔하면서도 가장 설득력있는 변명 혹은 해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불만사항에 대해 생각보다 처리가 빨라 놀랐습니다. 거의 하루만에 해명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까지 들을 수 있었으니까요. 다른 기업의 홍보담당자들은 웬만하면 싫은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합니다. 즉 '소통은 하겠지만, 불만사항은 고객센터에 직접 클레임 넣어라' 식이 대부분입니다.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사의 기업트위터도, 다른 기업트위터도 그런 식이었죠. IBK 기업은행의 트위터 담당자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도 곧 구글 광고가 최소 지급액이 다 되어가서 유심히 읽어봤습니다. 다음뷰 추천하고 갑니다.^^
답글삭제Jaehyun Kim 님/ 감사합니다~ 수익금 지급받으신 뒤에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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