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침 저녁으론 여전히 쌀쌀하지만 한낮엔 제법 공기가 따뜻하네요. 겨우내 대충 탔던 차도 한번 봐줄 때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연식이 좀 있다 보니 이것저것 부품 교체해줄 것도 많고 손봐줄 곳도 많네요.
25년 째 타고 있는 90년식 프라이드, 최근엔 소음이 좀 거슬렸습니다. 혼자 탈 때는 상관없었지만 가족이나 누군가를 태울 때는 좀 신경 쓰이더군요. 엔진룸에서 들려오는 소음도 소음이지만 도어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소음이 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오래된 차니까 도어 밀폐가 예전만 못하겠지요. 웨더스트립 고무도 많이 낡았고요. 그렇다고 새 걸 구해서 끼우기도 힘들고. 아마 지금 달려있는 웨더스트립을 떼어낸다 해도 새 걸 끼우긴 어려울 겁니다. 도어 구석에 녹슨 곳도 많고요.
그러다 눈에 띈 게 바로 사제 웨더스트립입니다. 종류도 여러 가지인데, 도어 안쪽이나 도어 끝자락에 붙여서 풍절음을 막아준다고 하네요. 사실상 제 역할을 못하는 웨더스트립을 대신하기에 괜찮아 보였습니다.
택시들 사이에서 요새 유행하는 도어 끝자락형 웨더스트립을 달까 하다가, 보기도 영 그렇고 효과도 미미할 것 같아서 도어 안쪽에 붙이는 웨더스트립을 구입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윈드키퍼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네요. 대충 계산해보니 8m 짜리 하나로는 부족할 거 같아 8m+8m, 총 16m 짜릴 주문했습니다.
(겨울이라고 세차도 거의 안 한데다 평소 손댈 일이 없는 구석구석을 찍다 보니 사진이 꽤 지저분하네요. ㅠㅠ 심지어 이번 글의 사진들은 모두 폰카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 윈드키퍼는 웨더스트립을 대신하는 제품이 아니라 웨더스트립에 덧붙여 쓰는 제품입니다. 때문에 별도의 고정방법 없이 웨더스트립을 통해 고정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구형 프라이드의 웨더스트립은 도어 프레임을 한 바퀴 두르고 아래쪽은 스텝 커버로 씌워져 있습니다. 나사 4개를 풀어 스텝 커버를 떼어내고 웨더스트립도 떼어낸 뒤, 스텝 커버가 있던 위치에서부터 윈드키퍼를 두르기 시작합니다. 윈드키퍼의 고무는 흐물흐물 힘이 없기 때문에 바로 바로 웨더스트립을 끼워 고정시켜 줍니다.
▲ 구형 프라이드의 웨더스트립은 차체 철판과 플라스틱 내장재를 하나로 고정시켜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내장재가 삐져나오지 않도록 잘 보면서 끼웁니다. 의외로 깊숙이 끼워지니까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끼웁니다. 넓은 고무망치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네요. 십자 드라이버의 고무 손잡이 부분으로 툭툭 치니까 끝까지 끼워졌습니다.
▲ 윈드키퍼의 고무는 얇은 편이기 때문에 철판 모서리를 꽉 물고 있지 못합니다. 때문에 웨더스트립으로 고정하기도 전에 쉽게 빠져버리죠. 작은 사무용 집게가 있으면 한결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사진과 같이 윈드키퍼만 미리 고정해둔 채 웨더스트립을 끼워나가면 편하죠. (으윽 털이…)
▲ 사용설명서에도 나와있지만, 도어 모서리 부분은 차체에 끼워지는 부분에 칼집을 내어 끼우는 게 좋습니다. 처음엔 좀 어려울 수도 있어요. 구부러진 각도에 맞춰 두 군데 정도 칼집을 내고, 모서리 끝까지 땡긴다는 느낌으로 끼우면 됩니다. 말로는 설명이 좀 어렵군요.
▲ 도어프레임 위쪽도 집게를 이용해 미리 고정시켜두면서 끼워갑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내장재와 맞물린 부분이 빠지진 않았는지 꼭 확인하고요. 어휴, 저 지저분한 웨더스트립 저걸 어떻게 닦지…?
▲ 한 바퀴 빙 둘러서 다시 스텝커버까지 왔습니다. 웨더스트립을 끝까지 끼우고 스텝커버를 씌웁니다.
▲ 윈드키퍼와 웨더스트립 끝부분이 스텝커버 안으로 숨기 때문에 깔끔하게 마무리 됩니다. 차는 절대 깔끔하지 않지만요… ㅠㅠ
▲ 반대편 도어도 같은 방법으로 장착해 줍니다.
운전석과 조수석 그리고 조수석 뒷좌석에 에 장착을 마치고 문을 닫아보았습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문은 기존과 똑같이 열리고 닫혔습니다. 윈드키퍼를 장착한 부분이 도어 쪽 웨더스트립 고무와 닿는 것 같더군요. 때문에 문을 닫는데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았습니다.
장착을 끝낸 뒤 잠깐 달려보았는데 막 당장 엄청나게 조용해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바깥 소음, 바람소리 등이 살짝 줄어들긴 했어요. 그런데 100% 장착 효과라기보단 반 정도는 기분 탓인 것 같기도 합니다. 워낙 시끄러웠던 차라…
가끔 제 차를 탔던 친구도 '약간 조용해진 거 같기도 하다' 는 식의 애매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좀 더 타보면, 좀 더 고속에서 달려보면 확실히 알겠지요. 어쨌든 그럭저럭 효과는 있는 거 같습니다.
아, 그리고…
곳곳에 묻어있던 털의 주범입니다. 에휴~
차 한번 가져와서 싹 청소하고나면 좀 깔끔해지지 않을까?
답글삭제실내 클리닝도 해줌? 비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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