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8. 19.

다음, IP등록제 폐지 - Gmail을 의식했을까?

링크 : 날 수 있을까? 타조알 - 아직도 한메일넷이 온라인 우표제로 보이니?

날 수 있을까? 타조알 블로그를 통해 다음 한메일넷의 IP등록제 폐지 소식을 알게되었다. 발송자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IP등록제를 폐지한다나? 그런데 내가 볼 땐 다른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오늘 포스트는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다.

약 1년 전, 학교에서 공동 발표과제를 수행하면서 Gmail을 썼던 적이 있었다. 여러 명의 친구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메일을 주고 받아야 했는데, Gmail의 메일표시형식이 상당히 편리해서 쓰게 된 것이었다(한 상대방과 메일을 주고 받으면, 그 이전 메일들이 로그처럼 위쪽에 쌓이는 방식이다). 이때 친구들은 대부분 다음 한메일을 많이 썼었는데, 그것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다음 한메일 쪽으로 보낸 이메일들 중 약 90%가 반송되어 되돌아온 것이었다(개중에도 한 두개 정도는 전송이 되었었다). 처음엔 메일함이 꽉 차서 그런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스팸함으로 가는 것도 아니었다. 아예 서버에서 메일을 받지 않는 것이었다. 급한 마음에 일단 다른 국내 메일 계정으로 일을 해결하고, 나중에 다음 고객센터로 문의를 해 보았다. Gmail에서 보낸 메일이 반송되어 되돌아오는 것에 대한 질문에 다음은 이렇게 답하였다.

안녕하세요. Daum 한메일 스팸 담당자 입니다. 먼저 답변이 늦어진점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고객님의 문의에 다시 한번 답변드리겠습니다. 현재 다음, 야후등과 같은 웹메일 업체끼리는 서로 메일이 차단되거나 거부되는 일이 없도록 서로의 ip를 등록하고 있습니다. 국내 웹메일업체들은 모두 협의하에 ip등록을 시키고 개인사용자분들이 스팸을 보내더라도 웹메일에서 오는 메일은 차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단했을 경우 정상적인 메일사용자들까지 메일을 송수신 못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gmail의 경우 다음에 ip등록을 해달라고 저희쪽에서 요청을 했습니다. 저희쪽에서 수신거부 당하는 일이 없도록 말입니다. 그러나 저희쪽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불구 하고 ip를 알려주지 않아 저희쪽에서 등록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희도 gmail의 서버 ip를 알수 없기 때문에 저희쪽에서 등록을 하려해도 못하는 것입니다. 현재 몇몇 ip는 저희의 노력으로 알아내어 등록을 시켰지만 나머지 많은수의 ip는 등록이 되지 않아 수신이 거부 되는 것입니다. 고객님께서 그전에 보냈던메일은 갔다고 하셨는데 그메일은 저희쪽에 몇개 등록된 ip중에서 발송된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등록되지 않은 ip에서 발송된것은 수신이 되지 않은거죠. 참고로, 12월6일 gmail의 ip 100여개 추가 했습니다만 여전히 여러개의 ip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점 조금만 양해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쪽에서도 gmail과의 협의가 잘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른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조금더 빠른 처리를 원하신다면 1544-0252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문의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메일을 받은게 작년 겨울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Gmail과 한메일간의 메일 반송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었다. 결국 난 할수없이 국내용 메일계정과 Gmail을 분리해야 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메타 블로그에 이 문제에 대한 포스트가 가끔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다음에서 공지한 IP등록제 폐지. 어찌보면, 다음은 일이 커지기 전에 무척 발빠르게 행동한 것이다(내가 보기엔 무려 반 년이 넘게 걸린 일이지만). 이번 IP등록제 폐지를 계기로 다음은 여전히 괜찮은 Email서비스라는 인상을 심어주게 될 것이고, 국내 No.1이라는 타이틀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여담이지만, 구글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서 웹페이지 검색용으로 쓰는 엔진이 바로 구글이기 때문이다.

다음에서 IP등록제를 폐지한 것은 무척이나 잘 한 일이고 환영받을 만한 일이다. 사실 IP등록제는 국내 Email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드는 것 아니었던가.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업체나 포털들도 IP등록제를 폐지하고, 이 방법 외의 다른 방법으로 스팸을 막거나 보안정책을 강화하는 방법을 써야 할 것이다. 여하튼 오랜만에 다음이 괜찮은 일을 했다. 혼란한 IT업계에서 다음이 롱런할 수 있는 힘이 이런 것에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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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1. HFK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등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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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런 일이 있었군요.
    어쩐지 저도 최근에 Gmail을 썼는데,
    가끔 다음에서 스팸으로 간주하더군요.
    요즘은 그런게 많이 없어졌는 걸 확인했는데, 이제 제대로 되겠군요.
    반년이라는 세월이 걸렸기는 했지만,
    변화가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듯 싶습니다.
    변화가 너무 무쌍하다면 그것 역시 불안감으로 다가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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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엔지니어 분들에게는 죄송한 일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 포털 업체들은 너무 쉽게 돈을 벌려고 합니다. 구글이나 야후! 같은 회사들이 매달 검색엔진의 규칙을 고쳐가면서 틈틈히 개선을 꾀하는 반면에 어디라곤 말못하겠지만, 모 포털은 검색기능에 거~의 진전이 없더라는게 참 아쉽습니다. 스팸 메일 문제만 해도 야후(US)나 구글의 스팸 거르는 기능이 꽤 괜찮은데다가 조금씩 성능 향상을 꾀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냥 모르는 IP블록 막아버리자, 그런 생각으로 해버리니...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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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nosyu / 네... 그런데 약간은 늦은 감도 없잖아 있습니다. 더불어 국내 Gmail사용자가 형편없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지금과 같은 변화가 생길 수 있었을런지도 의문이 드네요.

    푸른곰 / 확실히 국내 포털들이 좀 날로 먹으려는 성향이 강하긴 하죠. 언론사와의 마찰 건도 그렇고, 중소 컨텐츠 업체와의 입장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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