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있었던 애플 쇼타임에서 아이튠즈 7 버전이 공개되었다.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고 보관함과 Store, 재생목록 등이 분리되었으며 몇몇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었다. 개인적으론 '동영상', 'TV프로그램', 'Podcast' 등의 목록을 보이지 않게 설정할 수 있게 된 게 매우 반갑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들에 대한 것은 검색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좀 다른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바로 버그 문제다. 참고로, 여기서 언급하는 아이튠즈 7은 Windows 버전이다.
으레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나오면 버그 문제로 한동안 골치를 썩게 마련인데, 아이튠즈 7도 예외일 순 없었다. 출시 되자마자 '재생중인 음악이 튀는 문제', 'Store의 노래를 지우는 문제' 등이 알려졌다. 이 글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재생중인 음악이 튀는 문제' 이다. 애초에 이런 문제가 있다는 글을 접했을 땐, mp3파일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 추측했었다. 그런데 막상 겪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증상은 이러하다. 애플 아이튠즈 7(7.0.0.70)을 통해 음악을 듣던 중, 잘 재생되던 mp3파일이 갑자기 튀기 시작한다. 마치 CD플레이어에서 CD가 튀듯이 듣고있던 부분에서 다음 부분으로 빠르게 건너뛰기를 하거나, 음악의 일부분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다. 아이튠즈7에서 버튼을 클릭해 다른 부분으로 넘어가도 똑같은 증상을 보인다.
원인은 다른 플레이어들이다. 위와 같은 증상을 겪은 사람들의 당시 원인은 어떤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테스트해본 결과 다른 미디어 플레이어들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이튠즈 7으로 음악을 재생하던 중 타 플레이어로 음악을 재생하거나 동영상을 재생하는 경우, 또는 웹페이지에서 자동으로 음악이나 동영상이 재생되는 경우 아이튠즈 7에서 재생중인 음악이 튀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웹페이지에서 쓰이는 음악파일과 동영상 파일들은 Windows Media Player를 이용해 재생된다.
내친김에 다른 몇몇 플레이어들도 테스트해 보았다. 몇몇 플레이어는 문제가 생겼고, 몇몇 플레이어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아이튠즈 7과 멀티태스킹을 했을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
- Windows Media Player 10
- 곰 플레이어
- 미니MBC
- QuickTime 7
- Winamp 2.95
- Real Player 8 (Ver 6.0.9.584)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플레이어가 저것들 뿐이라, 좀 더 많은 테스트는 하지 못했다. 단순히 위의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최근에 나온 플레이어들과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윈앰프 2.x와 리얼플레이어 8은 나온지 한참 된 프로그램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재미있는 사실 하나가 발견된다. 바로 퀵타임 7이 '문제가 생기는 경우' 목록에 있다는 것. 그렇다. 퀵타임 7은 아이튠즈 7과 함께 나왔으며, 아이튠즈 7의 베이스가 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혹시나' 싶었지만, 결과는 다소 의아했다.
아이튠즈 7으로 음악을 재생중인 상황에서 퀵타임 7으로 또 다른 음악을 재생하자, 두 플레이어 모두 음악이 튀고 난리였다. 아니 이런 재미있는 상황이?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졌으며 같은 심장(음악을 재생하기 위한 주요 코드나 엔진 정도?)을 사용하는 두 플레이어가 서로에게 문제를 일으키다니? 재미있는 결과였지만 여하튼 이로써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을 어느정도 찾을 수 있었다.
아이튠즈 7과 타 플레이어와의 멀티태스킹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바로 퀵타임 7이었던 것이다. 한가지 더 확실한 증거를 첨부하자면, 퀵타임 7으로 음악을 재생중일 때 미디어 플레이어로 음악을 재생시켰더니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즉 아이튠즈에서 mp3를 재생하는 데 쓰이는 퀵타임이 문제를 일으켰던 것. 그런데 이 문제가 mp3파일을 디코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인지, 사운드를 출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퀵타임 프로세스 자체의 문제인지, 깊숙한 곳 까지는 내가 도저히 알 방법이 없다. 다만 새로 출시한 프로그램에 심각한 버그가 있고 이것의 원인이 어느정도 추측되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패치가 하루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 포스트를 작성한 뒤 머리도 식힐 겸 아이튠즈 7으로 음악을 재생중인 상태에서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실행시켰는데, 이것도 문제가 나타났다. 또한 SPeX님의 코멘트에 따르면, 이 문제는 비단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닌 듯 싶다. 하루에도 몇 번 씩 아이튠즈의 '업데이트 확인'버튼을 누르고 있는데, 아직 업데이트는 올라오지 않은 듯. 애플은 얼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덧2) 이 문제는 2006년 9월 29일쯤에 올라온 iTunes 7.0.1.8 패치에서 해결되었다.
태그 : 애플 , 아이튠즈 , 7 , 퀵타임 , 버그 , 오류 , 미디어 플레이어 , iTunes , QuickTime , bug
아이리버 플러스 3에서도 같은 증세가 보이는군요. ^^;
답글삭제전 컴터 두 대를 쓰는데 한 대에서는 곰플을 틀고 뭘 틀고 갖가지 쇼를 다 해도 잘 나옵니다. 그런데 다른 한 대는 iTunes 7 하나만 띄워놔도 이상한 지지직 잡음이 막 섞이네요. 아아. ;ㅁ; 언제 패치 나올려나.
답글삭제저 역시 spex 님과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도스박스라는 프로그램을 켜놓으니 재생 속도가 마구 증가하더군요. 놀랐습니다.
답글삭제그 외에도 몇몇 프로그램과 마찰이 있었는데 퀵타임 때문인진 몰랐네요.
일단 한동안은 계속 사용하던 foobar2k를 써야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시네요.
답글삭제저도 이 포스트를 작성하고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한판 하려고 실행했는데, 여지없이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빨리 패치가 나와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