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Photo&Imaging 2015 – 제24회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을 다녀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도 다녀왔으면서 포스팅을 깜빡 했었군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깨작깨작 사진 한 두 장씩 올리고 잊어버린 모양입니다. 또 까먹기 전에, 올해는 짤막하게나마 감상기를 적어봅니다.
리코-펜탁스
- 펜탁스 부스는 모델 때문에 엄청 바글바글. 그런데 재작년, 작년에 비해 크게 변한 게 없는 부스 규모(오히려 작년보다 협소해진 느낌). 신형 바디, 신형 렌즈, 신형 FF 목업까지 좋은 제품들 잔뜩 나왔는데 왜 이리 조용한지… ㅠㅠ 다음엔 규모도 좀 더 커지고, 더 잘 꾸몄으면.
- 펜탁스 K-s2, 보급기에 진짜 온갖 걸 다 박아 넣은 괴물. 방진방적에 스위블 액정에 와이파이에... 함께 나온 새 번들인 DA L 18-50도 꽤 예쁜 디자인에 방진방적. 작아서 좋을 듯. 셀카모드에서는 (셔터버튼보다)상대적으로 누르기 쉬운 Wi-Fi 버튼이 셔터버튼으로 동작(반셔터는 안되더라). 후면 십자버튼 중 왼쪽 버튼이 잘 안 눌린다는 얘길 들어서 그런지 진짜 그런 느낌.
- 펜탁스 K-s1, 예쁘긴 하지만 어째 s2 때문에 어중간한 느낌. 그냥 무난한 보급기. K-x/K-r 때보다 더한 격차. 렌즈도 기존의 DA L 18-55 번들 그대로. 그래서인지 폭풍세일.
- 펜탁스 FF 목업, 난 생각보다 크다고 생각했는데 타 메이커 사용자들이 보기엔 FF치곤 작아 보이는 듯. 아직 목업단계라 뭐라 하긴 애매. 포스는 있더라. 크기는 작아도 무게는 꽤 하겠지. 머리 부분이 옛날 645 필름바디들 보는 듯.
- 펜탁스 645z, 중형답게 엄청 무거움. 뭔가 겉보기보다 훨씬 무거운 느낌. 한번 들어보려다 보기보다 무게가 나가서 한번에 못 듬. 나 같은 사람은 줘도 못쓴다 이건...
- 펜탁스 신형 망원 두 개, 풀 프레임과 크롭바디를 모두 아우르는 D FA 라인. 이것 역시 엄청 무거움. 풀 프레임에 끼우면 대체 몇 kg이나 나갈지? 마찬가지로 줘도 못쓴다...
- 리코 WG-M1, 따로 방수패키징이 필요 없는 액션캠에 화질도 좋아 보이고 해외에서 가격이 엄청 싸서 끌렸는데, 만져보고는 영 아니다 싶어 접음. 인터페이스가 너무 불편함. 안내직원이랑 같이 헤맴. 액정은 화질 때문에 그냥 구도와 메뉴 확인용.
- 펜탁스 옆 시그마(펜탁스와 같은 수입사), 아직도 SD1 같은걸 전시해두고 있음; dp0~3 콰트로를 만져보고 싶었으나 구경만. 그야말로 그림의 떡. 워낙 신기하게 생겨서 한번 만져보고 싶었는데…
캐논, 니콘, 소니
- 캐논, 확실히 1위 업체라 그런지 부스는 참 잘 꾸밈. 펜탁스 수입사인 세기에서 보고 좀 배웠으면 좋겠음. 만져볼 바디도, 렌즈도 많고 자리도 널찍널찍. 샘플사진 찍으라고 갖다 놓은 피사체부터가 다름. 모델과 시연제품 위치를 잘 분리해놔서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만져보기에 좋음. (물론 DSLR들은 관심 없음. 나에겐 너무 크고 무거움)
- 캐논, 부스 한쪽에 파워샷 똑딱이와 포토프린터들을 갖다 놓고 바비인형/장난감들과 함께 전시. 지나가던 어린이들이 정신 못 차리고 만져봄. 컨셉 잘 잡았네.
- 니콘, DSLR들은 관심 없고 니콘1 마운트 신형 바디가 나왔는데 드디어 이놈들 정신차렸나 싶음. J5란 모델인데 꽤 예쁨. 여태 헤매다 드디어 포인트를 잡은 느낌. 니코르 1 렌즈가 오히려 커 보일 정도로 작고 귀여운 바디.
- 소니는 부스 배치가 매번 이상함. 모델과 제품 배치를 꼬아놔서 만날 관객들이 뒤섞이고 난리도 아님. 카메라를 만져볼 수가 없잖아!!!
- 그래도 소니 알파7R 에 칼짜이즈 렌즈는 엄청 좋더라... 역시 비싼 카메라, 비싼 렌즈…
- 소니 엑스페리아 휴대폰과 연결된 QX 카메라를 만져봤는데 신기하긴 신기했음. 생각보다 딜레이도 적은 느낌. 카메라와 액정이 따로 노는 건 꽤 적응하기 힘들었음.
- 소니 부스에서 SD카드도 팔고 있었는데, 'SD카드의 도장색에 따라 디지털 음원의 음질이 변한다'는 소니 연구원의 말이 생각남. 관련기사: http://www.betanews.net/article/610520
액세서리/기타
- 선촬영 후초점으로 유명한 리트로 카메라가 드디어 국내 상륙. 국내 수입사를 통해 정식 수입. 근데 친구가 해외직구한 가격이랑 똑같았음. 이미 한번 만져본 터라 딱히 관심은 없음.
- 아마 작년에 처음 소개되었을 텐데 '고윙 렌즈홀더'라는게 있음. 야외에서 유용할 것 같은 렌즈캡인데 물론 '이거 펜탁스 마운트도 있어요?' 'ㄴㄴ 없음'.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7pyV0FFROq8
- 고윙 수입사에서 팩시스라는 가방도 수입하는데, 백팩의 하단 부분이 서랍처럼 촥 펼쳐져서 허리 앞쪽으로 오는 타입. 보고 신기해서 또 봄. 사진도 찍어옴. 백팩엔 바디 넣어두고, 하단 서랍(?) 부분엔 렌즈들 넣어두면 좋겠다는 생각. 내가 가진 단렌즈들은 다 작으니까…
- 세기P&C의 내셔널지오그래픽 포토가방 브랜드에서 지중해 컬렉션이 나왔는데 음... 음음... 내 스타일 아님.
- 니켈수소 충전지의 베스트셀러 '에네루프'가 산요 -> 파나소닉 -> 후지쯔로 다시 팔리면서 브랜드가 사라짐. 똑같은 제품이 이제는 '후지쯔' 브랜드로 나옴. 제품 라인업도 거의 비슷하게 리패키징해서 블랙, 화이트, 블루, 레드로 판매. 후지쯔 패키지도 예쁘긴 하지만, 아무튼 작년에 샀던 에네루프가 마지막이 되었음.
- 샌디스크와 깜냥 부스는 그냥 별 일 없어도 무조건 들러서 매년 뭐 하나씩은 사오는 부스. 올해는 배터리는 안 사고 샌디스크에서 마이크로SD 하나 사옴. 일년에 SD 하나씩은 꼬박꼬박 사는 듯.
- 요새 공격적으로 신제품 렌즈를 출시하고 있는 삼양 렌즈, 물론 이번에도 시연용 렌즈 중에 펜탁스 마운트는 없었음. 마침 필터 살 일이 있어 부스 직원에게 삼양 폴라 필터에 대해 물어보니, 이미 몇 년 전에 생산이 중단되었고 생산재개 가능성은 검토중이라고. 현재 시중에 팔리고 있는 폴라 필터들은 예전에 생산한 재고라고. 가성비 좋은 필터였는데.... 그래도 아직 재고가 꽤 있는 듯.
- 6,500만원짜리 알파 카메라와 매끈하게 생긴 블랙매직 카메라 실물 구경. 입이 떡 벌어짐.
전시회 전반
- 어째 규모가 점점 작아지는 느낌. 작년에 이어 카메라 제조사들이 반 넘게 빠지고, 신제품 공개도 거의 없고. 독일 포토키나(작년 9월), 일본 CP+(올해 2월) 에 이어 좀 뒷북 느낌.
- 주요 카메라 제조사는 캐논, 니콘, 소니, 펜탁스(세기), 시그마(세기)만 참가. 삼성, 후지, 파나소닉, 올림푸스 등이 불참.
- 신제품이 꾸준히 나오는 걸로 아는데도 또 포서드 진영 불참, 후지필름도 불참이고 심지어 그 동안 꾸준히 참가했던 후지 인스탁스(즉석 카메라)도 불참. 후지필름 제품들을 만져보고 싶었는데 아쉬움.
- 심지어 국내 유일의 메이저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불참. NX1 같이 주목 받는 플래그십도 있는데 대체 왜?
- 여러 사진관련 유통사들은 그냥 세일하러 나온 느낌. 1년에 단 한번 있는 '백화점 특판 행사' 가 떠오름. 뭐, 구매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
- 큰 회사들이 빠진 자리에 중소기업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올해 가장 핫했던 건 바로 드론 업체들. 아예 드론 날리는 부스를 따로 만들어 휙휙 날리면서 시연. 확실히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차지.
맺음말
위와 같이 구경하고… 아니, 사실 여기저기 구경하기도 전에 펜탁스 부스에 들러 할인행사 가격표부터 봤습니다. 카메라 바디야 두 개나 있으니 됐고 렌즈들을 봤는데, 마침 관심 있던 마크로 렌즈가 큰 폭으로 할인되어 있더군요. 결국 DFA 50mm F2.8 Macro 렌즈를 질렀습니다… –_-);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7개의 렌즈를 모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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