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파이어폭스 2.0 최대의 적은 파이어폭스 1.5

by H.F. Kais | 2006. 10. 31. | 15 comments

최근 블로고스피어 내 최대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MS 인터넷 익스플로러 7.0모질라 파이어폭스 2.0 일 것이다. 인터넷에서 웹 브라우저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특히나 그 관심이 더한 것 같다. 탭 브라우정이 어쩌고 저쩌고, 렌더링 속도가 빨라졌네 느려졌네, CSS를 완벽하게 지원하네 어쩌네 등의 이야긴 이미 많은 분들이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기 때문에 여기선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은 파이어폭스 2.0에 밀려 벌써 잊혀져가는 듯한 파이어폭스 1.5에 관한 이야기다.

아주 오래 전은 아니지만, 조금 예전 이야길 잠깐 해보자. 그래봤자 몇 달 지나지 않은 이야기다. 바로 FF 1.5와 IE6가 인터넷 웹 브라우저로 많이 쓰였을 때의 이야기. 물론 FF1.5와 IE6는 아직도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IE6는 아직 한글판이 나오기 전이라 여전히 많은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당시 IE6는 출시된 지 몇년이 지난 브라우저였다. 소프트웨어치곤 엄청나게 장수한 셈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90%가 넘는 사용률을 보이며 웹 브라우저의 절대강자로 군림했었다. 하지만 오래된 탓에 최신 기술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데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웹 표준과는 거리가 있었다. 때마침 나타난 모질라 파이어폭스는 이런 불만들을 어느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브라우저였다. 최신 기술들을 지원하고, 웹 표준도 많이 준수했다. 게다가 확장기능을 통해 좀더 사용자 중심으로 브라우저를 꾸밀 수 있었다. 기본 브라우저 자체도 훌륭했지만, 확장기능을 통해 커스터마이징 된 파이어폭스는 더욱 막강한 기능을 제공해주었다. '웹의 재발견'이란 모토가 딱 들어맞았다. 훌륭한 경쟁자의 등장에 MS는 급해졌고, 서둘러 IE7을 만들었다. 당초 차세대 운영체제인 Windows Vista에 포함돼 등장할 것이라던 IE7은 그러나 Vista보다 먼저 출시되었다. 그만큼 파이어폭스는 막강했다.

시간이 흘러, 그래봤자 얼마 안 되는 시간이지만, 모질라 파이어폭스 2.0이 나왔고 MS 인터넷 익스플로러도 7.0 버전이 나왔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두 라이벌을 두고 많은 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두 웹 브라우저는 훌륭한 성능으로 보답하고 있다. IE6에 비해 IE7은 최신 기술들을 지원하며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아직 한글판이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지만, 정식으로 출시되면 Windows Update를 통해 빠른 속도로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그에 반해, FF 2.0은? 이전 버전인 FF 1.5가 너무 훌륭한 탓이었는지, 표면상 큰 변화가 없어서 그런지 IE7만큼의 변화가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버전을 매겨보자면 1.5.0.7에서 1.6 또는 1.7 정도?

나도 FF 2.0을 설치하긴 했었지만, 얼마 못 가 FF 1.5로 다시 돌아왔다. '이전 버전으로도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물론, 당장 IE6는 불편하다. 마우스의 가운데 버튼을 눌러도 새 탭이 열리지 않고, 여러 개의 링크를 열려면 일일이 클릭해주어야 하며, 사진의 ExIF정보가 바로바로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CSS 개발도 골치아프다. 이런 상황에서 불만사항을 모두 개선한 IE7이 나온다면 주저없이 그것을 쓸 것이다. '이전 버전은 불편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FF 2.0은 IE7의 그것과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오히려 오랜 시간에 걸쳐 사용자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된 FF 1.5가 더 편할 수 있다. 이것저것 다 써보고 최후에 남긴 몇 개의 확장기능, 직접 모질라 포럼을 찾아다니면서 개조한 about:config 설정, 그리고 직접 꾸며놓은 인터페이스 등. 개인적으로 어느새 FF 1.5는 '가장 익숙한 브라우저'가 되어버렸고, FF 2.0은 그것을 쉽사리 따라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몇몇 확장기능들을 아직은 FF 2.0에서 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가끔 이용하는 것이라면 주저없이 FF 2.0으로 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주 이용하는 중요한 확장기능이 FF 2.0에서 지원되지 않는다면, 굳이 FF 2.0으로 바꿀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진 모르겠다. FF 2.0의 다운로드 수가 며칠만에 폭발적인 숫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봐선 이미 상당수가 FF 2.0으로 업그레이드한 모양이다. 글의 제목에서 '당분간'이란 단어를 쓴 것은 FF 2.0이 FF 1.5를 대체할 날이 의외로 빨리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개인적으로는 모든 확장기능들이 FF 2.0을 지원할 때). 하지만 그날이 오기 전까지, FF 2.0 최대의 적은 이용자에게 적절히 커스터마이징 된 FF 1.5가 될 것이다. 그만큼 FF 1.5는 막강하다. (한편으론 FF사용자들이 대부분 이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FF 1.5가 의외로 일찍 교체될지도 모르겠다.)

소프트웨어의 새 버전이 나오면 이전 버전을 깎아내려 광고하는 경우가 있다. 이전 버전이 새 버전의 판매에 나쁜 영향을 끼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도 어느 모델의 신형이 나오면 구형 모델을 깎아내려 광고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같아선 FF 2.0이 딱 그런 상황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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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개:

  1. 저도 2.0을 깔고 몇 가지 확장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서 1.5로 돌아가야 하나란 생각을 했었지만 tab mix plus가 개발자 버전으로 나마 설치할 수 있고, 1.5로 돌아가자니 귀차나즘으로;;;

    2.0이 오히려 불편하기까지 한 지경이니 하루빨리 확장기능들을 쓸 쑤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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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쉬우면 아쉬운대로 사용하는 주의라서, 조금은 불편하지만 사용하는데는 그리 큰 불편이 없더라구요. 뭐 대단한 것을 보는 것도, 맹그는 것도 아니라서 말입니다. ^^

    FF 2.0는 링크를 마우스로 클릭하면 미끄러지는 현상이 있지만, 한번도 더 클릭하면 되는 일이니 그냥 씁니다.

    IE로 웹페이지를 보이는 일이 어려워 지더군요. 파이어폭스에서 마우스제스처 등 확장기능에 익숙해 지다보니 말입니다. 중독증이 심하더군요...확장기능.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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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무래도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그냥 스스럼없이 2.0으로 옮겨갈 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유별난 걸까요...흐흐.. 코멘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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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Windows Vista의 최대의 적은 Windows XP 인 것과 비슷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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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그런 셈이죠. 특히 시장점유율이 높을 수록 더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FF의 점유율도 날로 높아져가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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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저도 파스크란 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내부적인 부분이 많이 수정 되었는지 체감상 속도는 빨라진거 같지만 손에 익은 확장기능들은 아직도 2를 지원하는게 거의 없어서...ㄱ-;;

    하지만 그것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클릭품을 파니 대용품들이 나와서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하고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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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오페라는 확장기능 설치 안해도 잘 돌아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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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정말 동감하는 글입니다.
    FF2.0은 훌륭하지만 아직까지는 완벽하다는 말은 하지 못하겠네요.
    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3.0때까지는 1.5를 사용하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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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저는 2.0버전이 꽤 만족스럽습니다.

    FF 1.5버전에서 가장 짜증났던게 메모리를 지속적으로 잡아먹어서 간간히 재시작해야하는 불편이었는데, 2.0버전에서 해결이 됐습니다.

    아무리 오래써도 메모리를 제때 반환을 잘 합니다. (StatusbarEX 확장기능으로 메모리 점유율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메모리누수 해결한것이 Tab Mix Plus같은 확장기능이 작동을 안해서 생기는 불편을 단번에 상쇄할 정도로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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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종스비 님 / FF의 메모리 누수에 대해선 오래 전부터 들어오긴 했지만, 실제 사용에서 그로 인해 불편을 느낀 점이 없어서 쉽게 체감하기가 어렵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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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미디어다음에 연재되는 웹카툰같이 덩치가 큰 이미지파일을 받게되면 메모리점유율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특히 Sage로 RSS로 구독할때 피드내용에 덩치큰 이미지가 많을경우도 그렇구요.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큰 문제는 웹서핑을 오래하다보면 메모리를 반환을 안하고 계속 움켜지고 있다는 점이죠.

    오래 쓰다보면 불여우가 200~300MB가량 되는 메모리를 다 집어삼키기 때문에, 결국 윈도우가 가상메모리를 끌어다 쓰게 되는데, 이는 곧 불여우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도 악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시스템속도 저하로 이어집니다.

    아시다시피 가상메모리를 쓰게되면 프로그램 하나 실행할때도 정말 느립니다. (하드 덜덜덜..)

    2.0에선 그런 현상이 없으니 만족스럽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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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저는 종종 nightly build 버전을 일주일마다 받아쓰기도 하는 버전 중독 변태(?!)인지라 공감이 가진 않는군요... ^^;; 모두가 FF 2.x로 옮겨가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 적어도 모든 IE 6 이용자들이 IE 7으로 옮겨가는 시간보다는 훨씬 짧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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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그렇군요. 평소에도 FF에서 약 20~30개 이상의 탭을 열어놓고 쓰는데.. 원체 가상메모리 속도에 적응을 한 탓인지, 시스템 퍼포먼스가 크게 저하되는 느낌은 받지 못했네요. 코멘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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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Nightly Tester Tools라는 확장을 사용해 보세요. :)

    위 확장을 이용하시면 상위버전 혹은 하위버전에서만 사용가능한 확장들을 아무런 불편없이 이용가는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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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저는 2.0이 나왔다길래 설치해 보려다가
    새 버전에서는 돌아가지 않는 확장(역시 탭믹스가...)이 있어서 그냥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될 때 까지 기다리려 합니다. 귀차니즘도 역시 한몫 하구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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