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쓰기 시작한 지 벌써 15년이 넘었지만, 저는 여태까지 모두 데스크톱만 써왔습니다. 용도도 용도지만 가격과 성능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과거 노트북들이 그렇게 작은 것도 아니었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컴퓨터 쓸 일이 자주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던 제가 첫 노트북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MSI의 울트라씬 노트북, MSI U200X LongRun Fresh SU2300 입니다. 오늘은 이에 대한 이야길 해볼까 합니다.
생각보다 괜찮았던 넷북, MSI U100의 기억
예전에 MSI U100 Super를 잠깐 다뤄본 적이 있습니다. 1.6Ghz 짜리 인텔 아톰 CPU를 쓴 10인치 짜리 넷북이었죠. 작은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작아진 키보드와 낮은 해상도는 약간 불편했지만, 생각보단 쓸만했습니다. 가격에 비해 이것저것 기능이 다양한 것도 괜찮았고요. LED 백라이트를 쓴 10인치 LCD, 2GB RAM, 320GB HDD, 802.11n 무선랜, 6셀 배터리, 멀티 리더기, 웹캠, 블루투스 등등… 이 모델을 보며 요새 노트북은 가격에 비해 참 괜찮게 나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넷북은 넷북이죠. 서브컴퓨터로 쓰라면 잘 쓰겠지만, 메인으로 쓰기엔 역시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특히 1024x600 이라는 이상한 해상도와 낮은 CPU성능이 특히 아쉬웠죠. 어떤 프로그램들은 화면 해상도가 너무 낮다며 설치를 거부하더군요. 확장해상도 기능을 통해 겨우 설치하긴 했지만, 불편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넷북보다 좋은 울트라씬?
사실상 메인시스템으로 써도 괜찮을 정도의 노트북을 찾고 있던 저는, 넷북보다 한 단계 위의 노트북을 찾게 되었습니다. 바로 울트라씬 노트북이었죠. 이전에 잠깐 만져본 넷북의 기억을 살려,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모델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조건을 따로 뽑아봤죠.
- CPU – 유튜브 HD(720p) 동영상을 돌릴 수 있을 정도의 듀얼코어 CPU
- LCD – 1024x600 보다는 넓은 해상도. 14인치 이상은 너무 큼
- 기타 – MSI U100 Super 정도만 되어도 굿
- 가격 – 60만원 이하
넷북으로는 유튜브 HD 동영상을 돌릴 때 뚝뚝 끊기는 느낌이 심하게 들어, 웬만하면 유튜브 720p 정도를 돌릴 수 있는 CPU를 원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동시에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띄워놓고 쓰는 습관상 듀얼코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LCD도 1024x600보다는 컸으면 좋겠고, 나머진 U100 Super 정도의 사양으로도 무리 없이 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사실 U100 Super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게 CPU였기 때문이죠.
상기 조건을 가지고 요리조리 따져보니, 답이 딱 나오더군요. 바로 MSI U200X LongRun Fresh. SU4100 CPU를 쓴 모델과, SU2300 CPU를 쓴 두 모델 중에서 하나를 고르기로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SU2300을 골랐죠. 그 이유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같은 이름 다른 사양, U200X LongRun Fresh SU4100 & SU2300
MSI U200X LongRun Fresh 에는 사양이 다른 두 개의 모델이 있습니다. 인텔 펜티엄 SU4100 CPU를 쓴 모델과, 인텔 셀러론 SU2300을 쓴 모델이 바로 그것이죠. 약간의 성능/기능 차이와 함께, 가격차이도 좀 납니다. 두 모델의 차이점을 비교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SU4100 모델 | SU2300 모델 | |
CPU | 인텔 펜티엄 듀얼코어 SU4100 1.3Ghz L2캐쉬 2MB | 인텔 셀러론 듀얼코어 SU2300 1.2Ghz L2캐쉬 1MB |
무선랜 | 초기모델 인텔, 나중에 라링크로 바뀜 | 라링크 무선랜 |
블루투스 | 있음 | 없음 |
가상화 | 미지원 | 지원 |
나머지 부분은 두 제품이 거의 똑같습니다. LCD 모니터라던가 램, 하드디스크, 그래픽칩셋 등등… 무선랜 칩셋이 나중에는 같은 라링크 제품으로 통일되었으므로, 결국 CPU의 차이와 블루투스 유무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사용중인 블루투스 장치가 하나도 없었고 CPU의 차이는 소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좀 더 저렴한 SU2300 모델을 골랐습니다.
▲ SU2300의 CPU-Z 정보. 1.2Ghz로 동작하며, 64비트와 VT-x를 지원합니다.
게다가 SU2300에는 SU4100에 없는 '가상화(VT)' 기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기껏해야 노트북에서 가상화 기능을 써봐야 얼마나 쓰겠냐 만은, 나중에 VirtualBox를 쓸 때 유용하게 쓰일지도 모르겠네요.
넷북보다 얼마나 좋나…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성능
MSI U200X SU2300을 구입하면서 같은 회사의 넷북을 참고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비교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RAM이나 하드디스크는 둘 다 같은 사양이죠. 무선랜 칩셋도 라링크 것으로 비슷합니다. 모니터도 둘 다 LED 백라이트를 쓰고 있죠.
CPU에 의한 체감성능의 차이가 생각보다 꽤 큽니다. 심지어 아톰 N270은 1.6Ghz, SU2300은 1.2Ghz로 U200X의 클럭이 낮은데도 좀 더 부드럽게 돌아갑니다. 아무래도 싱글코어와 듀얼코어의 차이가 아닐까 싶지만, 하나의 코어만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돌려봐도 SU2300쪽이 더 나은 느낌입니다.
유튜브 HD 720p에선 넷북과의 차이점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유튜브의 HD영상은 플래시 기반이라 CPU의 성능에 크게 좌우되는데, 그마저도 최신CPU가 아니면 힘듭니다. 구형 펜티엄4 3.0Ghz짜리 CPU로도 버벅거리는게 유튜브 HD영상이죠. 아톰 N270을 쓴 넷북으로는 유튜브 HD영상을 돌리기가 힘듭니다. 돌아가긴 하지만 뚝뚝 끊기기 때문에 정상적인 시청이 힘들죠. SU2300에서는 끊기지 않고 원활히 돌아갑니다. 구글 크롬 + 플래시 플레이어10 조합에서 약 80% 이하의 CPU 점유율을 보여줍니다. 정적인 영상이라면 60%대 까지도 떨어지죠. 유튜브 HD영상을 보면서 간단한 다른 작업 정도는 무리 없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물론 1080p는 무리).
또한 듀얼코어 CPU이다 보니, 멀티태스킹에서 스트레스 없는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여러 개의 웹브라우저, 메신저 프로그램, 오피스 프로그램, 동영상 플레이어 등을 띄워봐도 생각보다 버벅이지 않습니다. 인텔CPU 특유의 부드러운 멀티태스킹 환경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또한 1366x768의 12.1인치 모니터도 생각보다 넓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부담 없이 돌릴 수 있습니다. 제가 집에서 쓰던 17인치 CRT 모니터의 해상도가 1152x864 였으니, 가로는 오히려 더 넓어진 셈이네요. 넷북의 1024x600 과는 견줄 수 없는 쾌적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총평
MSI U200X LongRun Fresh SU2300은 가격대비 성능이 매우 뛰어난 울트라씬 노트북입니다. 기본 성능도 괜찮고, 전반적인 구성도 상당히 무난한 편입니다. 웹캠과 카드리더기를 내장한 것은 최근 추세를 따른 것이고, HDMI 포트를 내장한 것은 한 발 앞선 것입니다. 본체 너비를 꽉 채운 키보드는 너무 넓어 황송할 지경이고 PageUP/DN 키와 Home/End 키가 따로 배치된 것은 너무나 반가운 모습입니다.
다만 원가절감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블루투스가 없는 모델에 버젓이 블루투스 작동 표시등과 버튼이 인쇄된 점, 뒤로 젖혀지는 각도가 제한적인 LCD모니터, Windows XP에선 동작하지 않는 ECO모드 등은 개선의 여지가 보입니다.
한편 이 노트북을 사면 박스에 드라이버 CD가 동봉되어 있는데요, 이거 CD가 아니라 DVD입니다. 일반 CD롬에선 데이터를 읽을 수 없습니다. DVD롬에 넣어야 제대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몇몇 드라이버는 설치할 때 하드웨어에 따라 맞는 것을 설치해 주셔야 합니다. 라링크 무선랜 칩셋을 쓰고 있는데 인텔 무선랜 드라이버를 설치해봐야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나와에 가보면 이 제품(U200X SU2300)과 SU4100 제품의 라링크 무선랜에 대해 안 좋은 말들이 많은데, 웬만하면 라링크 홈페이지에서 최신 드라이버를 다운받아 설치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라링크 홈페이지로 이동한 뒤, 목록에서 두번째에 위치한 'PCI/mPCI/CB (RT2860 /RT2760 /RT2890 /RT2790 /RT306X /RT309X /RT35X2)' 항목을 클릭해 다운받으면 됩니다. 저도 제공된 DVD에 있는 드라이버를 깔았다가 바꾸었는데, 확실히 수신률이 좋아지더군요.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 놋북 구입하려고 찾아보고 다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답글삭제본문중에 SU4100이랑 SU2300은 펜티업과 셀러론 차이일겁니다.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 SU2300에는 VT를 이용하는 거구요. 그러니까 SU4100에는 VT가 필요가 없는 거죠.
울트라씬이 생각보다 괜찮은 모양입니다. 넷북도 휴대성이 아쉬운 저로서는 고려외 대상이었지만요..
답글삭제넷북은 어차피 스마트폰과 울트라씬 사이에서 애매한 포지션을 차지하다가 도태될 운명이라, 임시로 1,2년 쓸 생각으로 샀는데.... 나름 성능에 만족하고, 무게과 크기에는 실망했지요 ^^;
삼성 센스 X11 노트북의 경우는 윈도우7 이 나오기 전에 판매된, 바이오스 버전 24XJ 경우는 가상화가 가능해서 Virtual PC 를 사용할수 있었습니다. 헌데, 바이오스를 2008년 1월 30일 25XJ 버전으로 업데이트 한 후엔 바이오스 상에서 가상화를 막아 Virual PC 가 구동이 되질 않습니다. 물론 CPU 는 가상화를 지원함에도 말입니다. 결국 Virtual PC 를 삭제했습니다.... 바이오스 업데이트에 관한 일체의 내역이나 설명도 없이 자료실 펌웨어에 올렸더군요.
답글삭제익명 님 / CPU와 보드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왜 노트북 제조사에서 막는지 의문이네요... 아무런 설명없이 기능을 제거했다면 문제의 소지가 다분해 보이네요.
답글삭제저도 이 모델 쓰고 있습니다. 검정색으로요 ㅋ 정말로 성능이 좋아서 집에서 쓰던 데스크탑 치우고 이걸 제 메인으로 쓰고있습니다. 저는 집에서는 23인치 lcd에다가 hdmi로 물리고 무선키보드+마우스로 사용하니깐 집에서든 밖에서든 너무 편하더라고요 ㅋ 밧데리도 오래가서 왠만해선 아답터도 안 들고 나가는 정말 잘산 느낌이 컴터 인듯 합니다. ㅋ
답글삭제Dreamer_Jini 님 / 오옹 저도 HDMI 연결은 아직 안해봐서 어떤지 궁금하네요. 그냥 케이블만 꽂아도 자동으로 인식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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