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 월드컵 16강 탈락으로 가장 암울해 할 사람들

by hfkais | 2006. 6. 25. | 4 comments

월드컵에서 16강 탈락되었다고 말들이 많다. 심판의 오심이네 편파판정이네 어쩌네 하지만 당장 어쩌겠는가. 탈락에 의한 아쉬움과 억울함을 애써 감추긴 어렵지만, 그래도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코치들과 응원단과 모든 사람들에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다만 언론은 좀 적당히 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16강 탈락에 아쉬워하고 안타까워 했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작 '가장 암울해 할' 사람들은 따로 있을 것 같다고. 그냥 잠깐 웃자고 하는 얘기니 크게 의미두지 않았으면 한다.

- 대한민국의 월드컵 16강 탈락으로 인해 가장 암울해 할 것 같은 사람들 -

  1. 월드컵 응원가 만들어 인기도 얻고 어떻게 한 몫 잡아보려던 작곡가, 작사자, 가수들 : 몇몇 이들을 제외하곤 솔직히 누가 무슨 응원가 냈는지 잘 모르겠다. TV에선 버즈와 트랜스픽션의 노래만 주야장천 내보내더라.
  2. 월드컵에 미쳐 24시간 월드컵 전문채널이 되어버린 공중파 방송국들 : 아무리 2002년 때 크게 재미 봤다지만, 이번엔 해도 너무했다. 그 와중에 살짝 얄미운 곳이 있었으니, 바로 공중파 채널이 두개인 KBS다. KBS1과 KBS2 두 채널에서 번갈아가며 월드컵 방송을 해대니, 상대적으로 채널이 한 개인 다른 방송국보다 일반 방송 편성이 받는 영향이 적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뉴스에서는 언론사들이 너무 월드컵에만 올인한다고 쓴소리를 해댔다. 누워서 침뱉기.
  3. 월드컵이라고 광고에 축구공, 축구선수로 도배하고 TV에서 끝도 없이 광고해대던 기업들 : 2002년 때 크게 한 몫 잡은 회사들이 부럽긴 부러웠나보다. 너도나도 달려들어 진흙탕 광고전을 벌였다. 심지어 KT는 자사 CI 색이 파란색임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이라고 그걸 새빨갛게 바꿔서 광고를 내보냈다(광고 초기의 어설프고 촌스런 붉은색은 정말 큰 인상이었다). 기업들 입장에선 16강까지 가서 좀더 우려먹었으면 했겠지만, 아쉽게도 여기까지다.
  4. 제 2의 미나를 꿈꾼다며 애서 꾸미고 거리에 나와 설레발치던 연예인 지망생들 : 2002년 때 미나는 약간 시선을 끌 정도였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월드컵으로 반짝하고 월드컵 끝나면 반짝 사라지는 정도? 게다가 지금에 와선 그저 어떻게 몸으로 때우는 수많은 섹시 여가수(?)들 중 하나일 뿐이다(일단 음반을 발표했으니 가수라고 해주자). 그런데 그게 부럽다고 월드컵이라는 기회를 맞아 어떻게 한번 해보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우리 팀이 이길 때마다 벗네 어쩌네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선수들 응원한다고 발가벗은 사람들도 있었다. 16강 탈락했으니 이제 시청앞에서 핫팬츠 입고 뛰어다니지도 못하겠고, 더이상 언론플레이도 못하겠네? 개인적으로 이 4번에 속하는 사람들이 가장 암울해 할 것 같다.

그냥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슥슥 써내려 갔다. 이 사람들을 비난하자는게 아니고, 잘못되었다고 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그 사람들 입장에선 나름대로 최선의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고, 일종의 전략이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어디 시민운동의 말마따나 "나의 열정을 이용하려는 너의 월드컵을 반대한다!" 정도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나 할까? 다르게 생각해보니, 웃음은 웃음이로되 쓴 웃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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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1. 하나더..... 남들 축구보느라 정신 없을 때 등수 올리려던 몇몇 이기적인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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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 일을 어쩌나. 빨간 옷 줄창 만들었건만 겨우 세 경기 밖에 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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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씨 공짜 술 날아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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