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명절만 되면 컴퓨터 관련 커뮤니티에 꼭 올라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번 명절엔 또 어떻게 컴퓨터를 지켜내야 할까...' 가 바로 그것이지요. 특히 자신의 집이 큰집이거나 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집인 경우엔 더욱 걱정이 커집니다. 행여 나이어린 조카들이 컴퓨터를 망가뜨리진 않을까, 무조건 '예' 버튼만 누르다 이상한 프로그램이 깔리진 않을까, 근심걱정이 앞서게 되지요.
다행스럽게도 저희 집은 작은집이라 그럴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매년 명절마다, 큰집에 있는 컴퓨터는 꼬맹이들의 습격(?)을 받아 명절 내내 자신이 컴퓨터인지, 게임기인지 혼란스러워하며 돌아가더군요. 평소엔 어르신들께 최신 뉴스를 전해주는 얌전한 컴퓨터였습니다. 비록 엄청난 구형 사양이긴 하지만요.
글쎄요, 조카들이 너무 어려서인지(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아니면 컴퓨터가 너무 구형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행히 이것저것 아무거나 설치하고 그러진 않았습니다. 하긴, 펜티엄Ⅲ 500Mhz 정도의 사양에서 돌아갈만한 최신 게임이나 있었던가요. 문득 악성코드나 바이러스가 걸려도 답답한나머지 활동을 포기했을지 모른다는 우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조카들은 대체 이 구닥다리 컴퓨터로 뭘 하고 놀았을까요?
바로 야후! 꾸러기와 쥬니어네이버에 접속해 놀고있었습니다. 정확히는 각 사이트 내에 위치한 '플래시 게임' 코너에서 놀고 있더군요. 바로 이겁니다! 플래시는 일단 웹브라우저에 플러그인만 깔아두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웹페이지에 접속하면, 새로운 게임이 계속 바로바로 뜨는 셈이죠. 아이들 입장에선 복잡한 설치나 기다림이 없어 좋고, 어른들 입장에선 컴퓨터에 쓸데없는 것 안깔아서 좋고. 그야말로 일석이조 아닙니까!
게다가 대부분의 컴퓨터에는 플래쉬 플러그인이 거의 필수로 설치되고 있죠. 일단 포털사이트에만 접속해도, 플래시 광고나 플래시 동영상 때문에 플러그인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니까요.
조카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이트를 살펴보니, 플래시게임이 이렇게 많았나 싶더군요. 장르도 다양하고, 가짓수도 매우 많았습니다. 게다가 왕년에 인기 좀 얻었던 아케이드 게임들도 플래시로 제작되어 서비스되고 있더군요. 플래시의 한계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지 플래시라고 해도 사양이 사양인지라, 대부분의 게임에서 매우 버벅거리더군요(하긴 1Ghz도 안되니...).
여하튼 야후! 꾸러기와 쥬니어네이버 덕분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게임을 맘껏 해서 좋고, 전 저대로 컴퓨터를 망가뜨리지 않아 좋았습니다. 큰집 컴퓨터가 고장나면 제가 고쳐야 하거든요. 그런데 분명 작년 까지만 해도, 게임 외에 플래시 동요도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올해엔 어째 한 번도 못본 것 같습니다? 조카들도 이제 나이를 먹었다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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