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디자이어HD 안드로이드 2.3.5, 센스 3.0 업그레이드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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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hTC는 디자이어HD의 업그레이드를 실시했습니다. 작년 7월에 있었던 진저브레드 2.3.3 업그레이드에 이은 두 번째 업그레이드 입니다. 그때는 운영체제 외에 크게 변경된 부분을 느끼기 힘들었지만, 이번 업그레이드에서는 센스 UI와 함께 세세한 부분들이 많이 변경되었습니다. 오늘은 일일이 폰을 만져가면서 찾은 변경점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안드로이드 2.3.5, 센스 3.0

가장 큰 변화는 안드로이드 버전과 hTC 센스UI 입니다. 안드로이드는 기존 2.3.3 에서 2.3.5로, 센스UI는 2.1에서 3.0으로 올랐습니다. hTC 최신폰들의 센스 버전은 3.5라고 하네요. 소프트웨어 버전은 2.52.1010.2에서 3.13.1010.2로 바뀌었습니다. 기본 내장된 웹킷 브라우저 버전은 533.1로 변하지 않았네요.

최근 안드로이드의 새 버전인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 때문에 말이 많은데, 안타깝게도 디자이어HD는 ICS 업그레이드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2012년 1월 현재).

처음엔 센스 버전업도 힘들다고 한 것 같은데, 어찌어찌 해서 센스 3.0을 올려주었습니다. 사용자로서 이 정도면 그래도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정말 ICS가 간절하다면 커스텀 롬 쪽으로 알아봐야 하겠지요. 다행스럽게도 디자이어HD는 커스텀 롬 개발자들에게 인기 있던(?) 폰이었습니다만, 한편 트위터에서 돌고 있는 최근 소식에 따르면 여러 커스텀 롬 개발팀들이 센세이션 같은 신형 폰으로 넘어간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참고해야겠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큰 변화들

이번 업그레이드는 저번 진저브레드 때와 비교해 파일 용량도 많아지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저번 업데이트 용량은 약 100MB가 약간 안되었는데, 이번에는 무려 236MB나 되네요. 다운로드 시간도, 설치 시간도 꽤 걸리는 편입니다. 업그레이드 과정은 지난 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업그레이드가 끝나자마자 크게 몇 가지 변화들이 눈에 띕니다. 우선, 잠금화면에 '링 인터페이스'가 적용되었습니다. 화면 하단에 있는 링을 드래그하면 잠금이 풀리는 식입니다.

최신 hTC 폰들과 마찬가지로 자주 사용하는 아이콘 4개를 지정해 둘 수 있습니다. 단순히 누르기만 해서는 실행되지 않고, 아이콘을 링 위로 끌어야 실행됩니다. 환경설정에서 잠금화면을 '날씨'로 해두면 잠금해제 때 화려한 날씨효과와 함께 볼 수 있어 더욱 유용합니다. 다만 저는 잠금화면을 쓰지 않아 자주 볼 일은 없겠군요.

 

센스UI의 최대 강점이었던 날씨 앱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날씨효과도 더욱 멋있어졌고, 무엇보다 새로고침 속도가 개선되어 마음에 듭니다. 날씨 정보도 더 자세히 나옵니다. 정보 제공처는 아큐웨더네요. 괜히 데모에서 이것저것 눌러보며 감탄에 빠졌습니다.

 

알림 바(노티바)를 내렸을 때 보이는 빠른 설정 항목에, 한 가지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메모리 관리 부분인데요, 전체 메모리와 사용중인 메모리, 남은 메모리를 표시해 줍니다.

터치하면 이번에 새로 추가된 작업관리자가 실행됩니다. 꽤 예쁘고 심플한데, 여기서 끄고 싶은 어플을 꺼버릴 수 있습니다.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는 서비스나 위젯 등은 표시되지 않네요.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와 같은 어플과 비교했을 때 나오는 목록에 차이가 있습니다.

 

 

 

자잘한 변화들

금방 눈에 띄지는 않지만, 분명히 이전에 비해 개선된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전체적으로 한결 정리되고 통일된 느낌, 부드러우면서도 명확해진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목록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클릭하면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 알림 바 및 기본 내장 앱에 적용된 검정색 배경이 약간 진해지고 선명해졌습니다.
• 알림 바에 나타나는 알림 내용의 글자가 작아졌습니다. 깔끔해지긴 했지만 어떤 분들에겐 글자가 작아져 불편할 수도 있겠네요.
• USB연결 시 볼 수 있는 '연결 형식 선택' 화면이 바뀌었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충전만', '디스크 드라이브'가 아이콘으로 표시되네요.
• 공유하기 팝업이나 환경설정 등에서 볼 수 있는 하얀색 배경색이 약간 연한 회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좀 더 안정감 있어 보입니다. 하얀색은 가끔 너무 밝다는 느낌이 들었지요. 차분한 느낌입니다.
• 센스3.0 런처의 화면전환 효과에 3D 큐브 효과가 사용되었는데, 다른 런처들의 큐브 효과에 비해 무척 자연스럽고 아이콘이나 글자의 깨짐 현상도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메모리나 배터리는 좀 먹을 것 같더군요.

용량 문제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센스3.0에는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제공되던 스킨들이 다 사라졌습니다. 개인적으로 하단의 통화버튼과 모든 앱 버튼이 곡선처리된게 아니라 네모난 게 좋은데, 그게 사라졌더군요. hTC Hub에서 다운받을 수 있나 살펴보았지만, 거기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센스3.0 에서는 한 가지 모습으로 단일화 된 것 같네요.

 

모두가 반가워 할 캡쳐기능

사실 안드로이드 2.3.5 니 센스 3.0 이니 해봐야 크게 와 닿지도 않고, UI가 좀 예뻐진 것은 실제 사용에 별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러나 이것 만큼은 충분히 반가워할 만 하죠. 바로 스크린샷 캡쳐기능!

▲ 클릭하면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프로요 때는 물론이고 진저브레드 2.3.3 때에도 지원되지 않던 기능이라 많은 사용자들이 아쉬워했던 부분입니다. 때문에 따로 루팅을 하거나, 복잡한 자바스크립트 SDK를 깔고 컴퓨터에 연결해서 캡쳐하는 방법 등이 사용되었죠. 저는 귀찮아서 그냥 카메라로 찍곤 했습니다.

캡쳐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선, 다른 폰들과 마찬가지로 전원버튼+홈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됩니다. 다만 하나는 물리버튼이고 하나는 터치버튼이라 타이밍 잡기가 다소 애매한 감이 있는데요, 전원버튼을 누른 채로 재빨리 홈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화면이 한 번 '깜박' 하고 바로 저장되지요. 캡쳐된 이미지는 /sdcard/dcim에 JPG로 저장됩니다. 압축률이 꽤 높아서 용량은 작지만 이미지 품질은 별로 좋지 않군요(약 70KB 이하). 그래도 충분히 쓸만한 수준입니다. 만약 PNG와 JPG 중 선택할 수 있게, 그리고 압축률도 지정할 수 있게 했다면 좋았겠지만 이 정도로도 만족스럽습니다.

 

기본 탑재 앱의 변화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어플들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별로 쓸모 없는 어플도 간간히 있네요.

• Plurk란 어플이 새로 탑재되었습니다. SNS서비스인 듯 싶은데, 아이콘이 이상하게 생겼네요. 네 발 달린 고기 모양입니다(소개).
• Watch는 매우 단순한 어플입니다. 영화 예고편을 보여주는 어플인데 별다른 기능은 없습니다.
• 기본 계산기 어플의 디자인이 좀 바뀌었는데, 뭐 그냥 그렇네요. 기능은 그대롭니다.(위 스샷3)
• 갤러리 디자인도 살짝 바뀌었습니다. 사진들이 겹친 모양으로 폴더를 보여주네요. 물론 기능은 거의 변한 게 없습니다.(위 스샷4)
• 메시지 어플의 디자인이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안드로이드 기본 스타일을 따르던 기존 모습에서, 아이폰처럼 말풍선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특수한 기능이 필요치 않다면 굳이 핸드센트SMS나 GoSMS를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어차피 요새 문자도 거의 안 쓰는데….
• WiFi 접속환경에 '일반'과 '가정'이 생겼는데 뭔 차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보안이나 배터리 효율 등과 관계 있을까요? 아시는 분은 코멘트 부탁 드립니다.
• 설정-응용프로그램에서 여유 메모리가 얼마 이하로 남았을 때 경고해주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 설정-저장소에 '추가 공간 만들기' 기능이 생겼습니다. 캐쉬 제거, SD카드로 앱 이동 기능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어플로 다 했던 것들이지만 더 깔끔하고 사용법이 쉬운 편입니다.
• 연락처 디자인도 약간 다듬어졌습니다. 배경색이 하얀색에서 연한 회색으로 바뀌어 보기 편합니다.
• '위치찾기' 란 이름의 앱이 생겼는데, 그냥 구글지도에서 '내 위치 보기' 누른 것과 같습니다.
• 음악 플레이어의 인터페이스가 다소 바뀌었고 다른 장치로 음악 보내는 것도 바로 할 수 있는데 약간은 산만한 느낌이네요.
• 기본 웹브라우저느 크게 변한 게 없습니다. 웹킷 버전도 533.1로 같습니다. 다만 기존에는 텍스트 인코딩에 '한국어'가 없었는데, 새로 생겼습니다. 인코딩이 따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페이지를 열 때 '한국어'로 우선 적용해서 보여주게 됩니다. 안타까운 건, 여전히 열 수 있는 탭의 개수가 4개로 한정된다는 점이지요. 6개만 해줘도 엄청 좋을 텐데.
• 일정(달력) 어플도 디자인이 예뻐졌고, 1일, 1주일, 1달, 목록 기준 등으로 보기가 편해졌습니다.

 

한편 단점도 있는데요, 안드로이드 버전이 바뀌어서 그런지 각종 카메라 어플들의 '셔터 무음'기능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Quick Snap 으로 사진 찍다 깜짝 놀랬습니다. 카메라 360 어플에서도 셔터음이 납니다. 아마도 카메라를 사용하면 강제적으로 셔터음이 나도록 만든 모양인데… 이건 좀 불편하네요. 어플 제작사들이 과연 이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요?

또한 트위터에서 살펴보니, 몇몇 분들이 업그레이드 후 통화품질 문제가 생겼다고 하네요. 전화통화 시 울리는 소리가 난다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제 폰은 그런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배터리 소모가 훨씬 심해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센스3.0이 좀 무거운 거 같다는 의견도 보이네요.

 

이상으로 디자이어HD의 이번 업그레이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내용이 무척 기네요. 그만큼 변화가 많은 탓이겠지요. 이제 약 일주일 째, 저는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아직 업그레이드 안 하신 분들은 얼른 업그레이드 하시고, 이미 업그레이드 하신 분들도 깨알같이 바뀐 디자이어HD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찾아보시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