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애플은 '아이폰6로 찍다' 라는 웹페이지를 공개하며 카메라 성능을 뽐냈던 적이 있다. 이는 광고로도 제작되어 TV광고, 옥외전광판, 버스정류장 등에 노출되었다. 얼마 전엔 스틸사진 뿐만 아니라 동영상 작품선까지 오픈하면서 뛰어난 카메라 성능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LG 또한 비슷한 타이밍에 신제품 G4를 내놓으면서, 카메라 성능을 강조한 광고를 노출 중이다. 기억에 아마 4월 즈음부터 시작해 6월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광고를 보고 든 생각을 트위터에 몇 번 적었는데, 그 내용들을 여기에 모아둔다.
내 경우엔 주로 양화로와 신촌로에서 이 광고를 자주 접하고 있다. 버스 정류장마다 커다란 사진과 함께 'LG G4로 찍은 G4 갤러리 by 오중석' 이란 문구로 도배가 되어있다. 이야기하고 싶은 건 사진이 아니라 그 아래에 적힌 촬영정보다.
풍경부터 야경, 접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사진의 촬영정보가 죄다 '조리개 F1.8 / 감도 ISO50' 일색이다. 물론 이 휴대폰의 카메라가 내세우는 장점이 F1.8의 밝은 렌즈, 낮은 최저감도, 그리고 다양한 수동기능인 건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냥 저 광고들을 봤을 때 느낌은, '이 폰카는 조리개와 감도가 고정인가' 싶기도 하고, '어차피 폰카에서 조리개는 심도에 영향을 못 주니 그냥 1.8로만 찍어라' 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작가님, 이 폰카는 렌즈밝기가 무려 1.8 이니까 무조건 1.8로만 찍어주셔야 해요!' 란 소리에 고통받았을 사진가가 떠오르기도 하고 뭐 그렇다.
심지어 나중에 찾아본 G4 갤러리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들도, 카메라 활용 가이드에 올라온 사진들도 죄다 F1.8/ISO50 일색이었다(그나마 인물사진 몇 개가 ISO50 아닌 게 있었다). 콜비 브라운이란 사진가가 찍은 사진들도 같이 소개되어 있는데, 여기서도 물론 모든 사진의 조리개가 F1.8, ISO는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낮에 시냇물 장노출 찍는 사람이 1.8로 찍는다고? 심도야 그렇다 쳐도 ND필터 엄청 깔아야 하지 않을까?
'전문가 모드' 라며 다양한 수동기능을 강조하면서 이러는 건 좀 어불성설 아닐까. 한편으론 저 촬영정보들이 진짜일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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