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올린 글에도 썼지만 제가 타는 구형 프라이드의 연식은 1990년식입니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오며 여기저기 칠이 벗겨지고 군데군데 녹이 슬었지만 그래도 아직 도로를 달리는 덴 전혀 문제 없는 차량입니다.
쇠로 된 부분들은 조금 녹이 슨 것 외에 그럭저럭 괜찮아 보입니다. 그런데 플라스틱으로 된 부분들이 조금씩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필러 안쪽 플라스틱 내장재는 햇빛에 삭아버린 모양인지 끝부분이 부스러지기 시작했고, 기어봉 손잡이는 살짝 까지기 시작했습니다. 안전벨트 클립의 빨간색은 긴 세월 동안 어느새 바래져서 전혀 빨간색으론 보이지 않습니다(물론 작동엔 문제 없습니다).
내장재가 부스러지거나 살짝 까지는 정도는 기능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요. 하지만 어느 정도 힘을 받는 부분이 두 동강 나버린다면? 게다가 그 부분이 하루에도 몇 번씩 아주 자주 쓰이는 부분이라면?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바로 도어 안쪽 손잡이가 똑 부러지고 만 것이지요.
아마 작년 여름-가을 쯤이었을 겁니다. 어느 날 조수석 도어손잡이가 똑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몇 주 뒤 운전석 도어손잡이도 똑같이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힘을 받는 부분이 똑 부러졌기 때문에 본드로 붙일 수도 없었습니다. 당장 타고 내릴 때 불편했기 때문에, 뒷도어에서 부품을 떼어와 앞쪽에 달았습니다. 대신 뒷좌석 안쪽에서 도어를 열 수 없게 되었죠. 이 상태로 거의 반 년을 다녔습니다.
그러다 어제, 볼일이 있어 다녀오는 길에 평소 눈에 띈 부품센터에 들러 슬쩍 물어봤습니다. 구형 프라이드 도어 안쪽 손잡이 있느냐고. 한참을 컴퓨터로 찾더니, 운 좋게도 마침 딱 하나 남았다더군요. 그래서 바로 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