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서 박근혜·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관련, 악수하는 모습의 합성사진을 실었다가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특히 허핑턴포스트 등 외국 언론에서도 다뤄져 파장이 더 컸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잘못 쓰인 한 줄의 영문설명과 다소 어정쩡하게 고른 사진이 소위 '좋은 떡밥'의 역할을 한 것 같다. 아래는 이와 관련해 쓴 트윗.
연합뉴스의 박-오바마 악수 합성사진은 아무리 봐도 '둘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보이기 위한' 합성 같진 않은데. 그냥 정상회담 가진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각각의 사진을 붙였는데, 하필이면 그게 악수사진이었던거 아닐는지. 손 부분만 빼면, 저런 합성은 흔한데.
— H.F.Kais (@hfkais) 2013년 5월 9일
app.yonhapnews.co.kr/YNA/Basic/arti… 연합뉴스 악수 합성사진 기사를 봐도 '악수하고 있다' 던가 '둘이 만났다' 는 내용없이 그냥 예상된다는 내용 뿐. 원래 목적은 app.yonhapnews.co.kr/YNA/Basic/arti… 이런 기사였겠지.
— H.F.Kais (@hfkais) 2013년 5월 9일
결국 연합뉴스는 자료사진 잘못 골라서 좋은 떡밥 던져준 셈이고, 설마 진짜 저걸 '박-오바마가 악수하는 모습' 으로 보이고자 합성했다면 합성한 직원이나 체크못한 데스크나 눈알은 장식인 셈이고. 근데 연합에 박-오바마 똑같은 사진 엄청 많네...
— H.F.Kais (@hfkais) 2013년 5월 9일
한가지 놀라웠던 것은 소식을 전하는 언론과 소식을 접한 대중의 반응이었다.
인터넷 유머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패한 포토샵 합성사진' 정도의 퀄리티도 안 될 정도의 합성인데, 굳이굳이 사진 속에 손이 4개라느니 배경이 다르다느니 이걸 짚어가면서 소식을 전하고 또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니, 합성이라하기도 애매하다. 연합뉴스의 해명대로, 그냥 두 장의 사진을 잘라 나란히 붙여놓은 것일 뿐.
편집 과정에서 기사가 수정되거나 하는 일은 흔하다. 긴급사안은 1보 2보 이런 식으로 제목과 짧은 기사만 나오다, 나중에 정리된 기사가 '종합'이란 타이틀로 나오게 된다. 물론 사진도 수정된다. 처음엔 급하니까 정말 '아무 사진(물론 내용과 관계가 있긴 하다)'을 쓰다 나중에 보기 좋은 사진으로 바꾸는 식이다. 기사 생성시각 옆에 '수정'이 괜히 붙는 게 아니다.
물론 뒷단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시스템을 독자에게까지 이해해달라고 강요할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같은 언론이라면 이렇게 뻔한 일을 조롱하듯이 전달해야 했을까. 외신들이야 그렇다 쳐도 국내 언론들은 한번 쯤 다시 보고 당사자에게 물어보기라도 해야 하지 않았나. 동업자 정신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아무튼 이 건은 '다소 크게 다루어진' 해프닝으로 전개되다, 그 이후에 벌어진 靑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금새 묻히고 말았다. 알려진 내용들을 들어보면 하도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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