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돌아보기

by hfkais | 2020. 12. 31. | 0 comments

원래 회고같은 건 잘 쓰지 않고 블로그도 개점휴업 상태이지만 트위터에 간단히 개요만 적어둔게 아까워 살짝 살을 더 붙여본다.

 

코로나19, 재택근무

연초에 해외출장 계획이 있었다. 영어도 못하는데다 회사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라 이래저래 걱정이 가득했는데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무산되길 잘했다. 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서 괜히 아프기라도 하면, 게다가 의료비까지 한참 비싼 곳이니 정말 눈앞이 아찔해질 뻔 했다. 

한편 본격적으로 재택근무를 꽤 오래한 해이기도 하다. 이미 집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환경은 구축해 두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풀타임으로 며칠씩 재택근무를 한 건 처음이었다. 내 경우엔 크게 두 기간동안 재택근무를 했는데, 처음엔 영 적응이 안되어 중간중간 출근을 했었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두번째 기간엔 출근 없이 재택만 하고 있다. 업무용 컴퓨터와 업무용이 아닌 컴퓨터를 따로 쓰니까 좀 적응이 된다. 추운 겨울이기도 하니 가끔은 이불 속에서 일하는 것도 괜찮더라.


외부 협업, 업무 프로세스

올해 진행한 꽤 큰 프로젝트 때문에 여러 외부 회사와 협업을 진행했다. 국내 회사, 외국 회사, 큰 회사, 작은 회사 등 여러 회사와 협업하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았다. 겉으론 화려할 지라도 일은 엉망진창인 곳도 있었고, 외국 대형 회사라고 해서 꼭 일을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속한 환경에서 주어진 자원으로 일을 진행하는 건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환상이 깨진' 외부사 협업이었다.

업무 프로세스가 많이 바뀌었다. Slack과 Jira 같은 도구를 도입했고, 이슈 추적과 문서화에 공을 많이 들였다. 꼼꼼하게 자세히 기록된 문서는 타인은 물론이고 나중에 작성자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좋은 문서' 만들기는 무척 어렵다. 너무 간결하면 놓치는 부분이 생기고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어렵다. 너무 복잡하면 내용을 다 파악하기도 전에 지쳐버린다. 적당한 밸런스 맞추기가 가장 어렵다.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풀어서 쓰고, 다 아는 사람에겐 축약된 요약을 제공하는게 좋아보인다.


CMS 교체, 구성원 교육

오래된 CMS(Content Management System)를 드디어 교체했다. SaaS 방식의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아예 서버부터 싹 갈아엎었다. 어찌 보면 이 CMS 교체 프로젝트에 맞춰 많은 것들이 바뀐 것이다. 굉장히 많은 것들이 얽혀있는 국내 상황상 레거시를 완전히 걷어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꽤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자평한다.

업무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CMS 였기에 구성원들의 교육도 다시 이루어져야 했다. 컴퓨터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조차 꽤 어려운 개념들을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르치려니 굉장히 힘들었다. 매뉴얼도 만들고, 퀴즈와 숙제도 내주고, 동영상까지 찍어가며 꾸역꾸역 어떻게 어떻게 가이드하긴 했다. 이제는 다들 그럭저럭 적응했는지 문의도 많이 줄었다.


개발과 장비

개발 스택이 싹 바뀌었다. 드디어 Git 을 쓰기 시작했으며 자동화된 테스트 도구도 쓰는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가 다 바뀌었다. 전보다 체계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은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따라가기가 영 벅차다.

스택이 바뀌면서 회사의 기본 장비도 맥북으로 바뀌었다. 16인치 맥북은 너무 크고 무거워 씽크패드를 요청했는데, WSL2(Windows Subsystem for Linux 2) 덕분에 일을 수월히 진행할 수 있었다. 

업무용 랩탑으로 씽크패드 X1 카본 7세대를 요청해 받았다. CPU 인텔 i7-10510u, RAM 16GB, 스토리지 512GB, 디스플레이 14인치 WQHD 사양이다. 트랙포인트는 자세가 불안정할 때 무척 유용하다. 팜레스트와 키보드에 팔을 올려놓은 채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일 수 있어 좋다. 눌리는 느낌이 깔끔한 키보드도 매우 좋고, 1.08kg 무게라 회의 갈 때도, 가방 속에 넣어 다닐 때도 부담이 없어서 좋다. 성능도 이정도면 잘 나오는 것 같고. 대만족이다.

comment 댓글 없음:

댓글 쓰기

- 스팸 방지를 위해 보안문자(캡차) 확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스팸댓글이 너무 많이 달려 댓글 검토 기능을 쓰고 있습니다. 입력하신 댓글이 당장 화면에 나타나지 않아도, 블로그 주인장은 댓글을 보고 있으니 안심하세요. 1~3일 내에 검토가 완료되면 댓글이 게시됩니다.

덧글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스팸방지를 위해 '단어확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