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글 : 분향소 미어터져, 이건 패륜이다 (하재근 블로그, 2009.05.25)
올블로그를 통해 윗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덕수궁 앞에 설치된 분향소와 그 주변의 모습들이 여러 장의 사진으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경찰들이 덕수궁 주위를 겹겹이 에워싸서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느낀 모양입니다.
사실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모습입니다. 작년에 있었던 촛불 집회 이후 시청 앞 광장과 청계천, 광화문 사거리, 종로 일대는 자주 경찰에 의해 봉쇄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만 터졌다 하면, 사람들이 좀 모일 거 같다 싶을 때면 여지 없이 경찰들이 길거리를 막아 섰습니다. 지하철 역 입구에 인간 바리게이트 세우는 건 예사였고, 도로 한 차선을 줄줄이 버스로 막아놓은 모습도 자주 보였죠.
별다른 일이 없을 때에도 이 근처에는 전경들을 가득 태운 경찰 버스가 몇 대씩 서있곤 했습니다. 인도 위에 전경들이 줄을 맞춰 서서 인간 바리게이트를 세웠고, 짝을 지어 돌아가면서 순찰을 돌았죠. 도심 한복판을, 그리고 시민들을 끊임없이 감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 오늘도 시청-청계천-광화문 사거리 일대엔 이렇게 경찰버스들이 길을 막고 서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할 땐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형국이었습니다. 일례로, 지난 5월 2일부터 10일 까지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기간이었죠. 행사 마지막 날은 폐막식 관계로 여러 행사들이 겹쳐 시청 앞 광장과 청계천 일대, 그리고 그 근처 도로와 인도가 매우 혼잡했었습니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붐벼 혼란스러웠지만, 시민의 안전을 위해 정리를 하는 경찰은 쉽사리 볼 수 없었죠.
지난 1년 간 봐 온 모습도 그렇고, 이번 분향소 모습도 그렇고 현 정권과 경찰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것’ 을 극도로 두려워하며, 엄청나게 경계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촛불 집회 이후 극심해졌겠지요. 사람들, 시민들, 국민들이 모여 한 목소리 내는 게 그리도 무서운 걸까요? 이제 3년 후면, 짓밟을 힘도 없을 텐데 말입니다.
▲ 덕수궁 앞은 분향하러 온 시민들로 인해 혼잡한데, 시청 앞 광장엔 개미새끼 하나 보이질 않습니다. 수십 대의 경찰버스와 경찰들이 출입을 통제한 탓입니다. 이런 게 ‘예우’ 인가요? 지금 높은 자리에 계신 분, 나중에 어떻게 ‘예우’ 받으실지 궁금하네요.
이 와중에 개 같은 애드립 : 주상용 "경찰버스 분향소 막아주니 아늑하다는 분도" (노컷뉴스, 2009.05.25)
이 와중에 뻘짓 : 경찰 100여 명 조문객 가장해 빈소 방문 '발각' (노컷뉴스, 2009.05.25)
가지가지 하네요 진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시청 앞, 청계천, 종로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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