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로 살펴본 싸이월드 재팬

by H.F. Kais | 2008. 3. 12. | 0 comments

며칠 전, SK커뮤니케이션즈가 글로벌 사업전략을 재조정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전자신문, 3월 10일자). 싸이월드 유럽 법인을 정리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며, 가장 먼저 독일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소식도 전해졌죠. 우리나라에서 잘 나가던 IT기업들이 유독 해외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경우가 많은데,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도 예외일 순 없나봅니다. 게다가 유럽 법인은 싸이월드의 해외법인들 중 가장 늦게 시작한 곳이죠.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업을 접게 되었습니다(2007년 10월 베타서비스).

이러한 구조조정의 태풍 속에서, 다른 해외법인들도 맘 놓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싸이월드의 해외법인은 유럽 외에도 중국, 일본, 미국, 대만, 베트남에 진출해있습니다. 한창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싸이월드는 얼마나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까요? 페이스북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있는 미국에서, 싸이월드 방식의 SNS는 과연 통할까요? 대만에서는? 베트남에서는? 이들 법인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저는 얼마 전, 싸이월드 재팬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재미있는 화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싸이월드 메인페이지에 위치한 '커버스토리'가 그것이죠. 리뉴얼하기 전의 한국 싸이월드 커버스토리와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싸이월드 커버스토리

위 스크린샷은 3월 10일 오후 7시 26분에 찍은 것입니다. 노란 네모 안의 글자가 보이시나요? 'no.8'이라고 쓰여있습니다. 그럼, 같은 시각 한국 싸이월드의 커버스토리는 어땠을까요?

싸이월드 커버스토리

이미지가 작아 뚜렷이 보이진 않지만, 노란 네모 안의 글자는 '댓글: 22,828개'라고 쓰여있습니다. 물론 각 사이트의 회원 모두가 커버스토리에 댓글을 남기는 것도 아니고 회원수도 다르지만, 그래도 차이가 엄청나군요.

그래도 한번 더 확인해보자는 생각에, 다음날 또 스크린샷을 찍어봤습니다.

싸이월드 커버스토리

3월 11일 오전 11시 30분에 찍은 스크린샷입니다. 일본 싸이월드 커버스토리에 댓글을 남긴 회원 수가 20명이 되었군요. 그럼, 같은 시간 한국 싸이월드 커버스토리는 어땠을까요?

싸이월드 커버스토리

하루가 지나 커버스토리의 내용이 바뀌었지만, 댓글 수는 3,517개가 기록되었습니다. 오전이어서 댓글 수가 적은 것 같네요. 그래도 이틀 내내 같은 커버스토리 내용을 보여준 일본 싸이월드보다 월등히 많은 숫자입니다.

이틀동안 20여개의 댓글 vs 하루 2만여개의 댓글. 물론, 직접적인 비교가 안된다는 건 저도 잘 압니다. 다른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죠. 지역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사용 국가도 다르고, 사용자, 디자인, 내용 등 많은 것들이 다릅니다. 회원수도 월등히 차이가 나죠. 게다가 일본 싸이월드의 경우 메인에 항상 커버스토리만 노출된 것도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비교를 시도한 것은, 두 사이트 모두 '싸이월드'란 이름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회사소개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 싸이월드 홈페이지가 오픈된 것이 벌써 2005년 12월의 일입니다. 준비기간을 뺀 오픈 날짜로만 따져도 햇수로 4년이네요. 게다가 SK커뮤니케이션즈로 넘어가기 전 싸이월드를 만들었던 창업자가 직접 일본시장에 뛰어든 건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3, 4년 운영된 SNS 사이트 치고는 회원들의 참여가 매우 저조한 것 같습니다. 전에 얼핏 듣기로는 일본 싸이월드의 회원수가 약 8만명 정도라고 하던데, 그 회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다들 자기 미니홈피에 열중한 나머지 메인화면은 그냥 지나치는 걸까요? 굳이 메인화면이 아니더라도, 일본 싸이월드는 총체적으로 부진하다고 합니다. 사용자가 없다는 것이죠.

일본 싸이월드의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일본이란 나라의 국민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시장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안되었을지도 모르죠. 개인적인 생각으론, 한국 싸이월드 모습 그대로 일본에 진출한게 부진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 나라의 사용자마다 성향이 다른데 말이죠. 더 철저히 준비한 뒤 시장에 접근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여하튼 일본 싸이월드, 즉 싸이월드 재팬은 지금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출한지 1년도 안된 유럽 법인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고, 다른 법인들도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누가 먼저 어떤 처분을 받느냐는 건 큰 문제가 안됩니다. 순서만 다를 뿐, SK커뮤니케이션즈의 해외법인 모두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질테니까요. 그 속에서 싸이월드 재팬이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 스팸 방지를 위해 보안문자(캡차) 확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덧글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스팸방지를 위해 '단어확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