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조립PC 업체 이지가이드 부도

by H.F. Kais | 2008. 3. 26. | 9 comments

용산에서 꽤 잘나가던 업체로 인식되던 이지가이드가 부도를 냈다고 합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DIP통신의 기사와 컴퓨터 관련 사이트들을 통해 소식을 접하셨을 텐데요, 이번 글에선 이지가이드 부도 사건을 간략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컴퓨터 및 전자기기 관련 수많은 업체들이 밀집돼 경쟁이 치열한 용산에서, '우리집' 이란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지가이드는 그동안 상당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다른 업체들이 최저가 출혈경쟁으로 정신없는 사이, 이지가이드는 신용과 서비스, AS등을 내세워 용산에서 점점 자리잡게 됩니다. 다른 업체보다 가격은 약간 비쌌지만 그만큼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점점 규모가 커지게 되었죠. 물론 가끔씩 폭탄돌리기나 기타 문제로 안좋은 말도 나오긴 했지만, 대체로 괜찮은 업체라고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사업 영역도 점차 확장되었고, 해외에서 직접 제품을 수입하기도 했죠.

3월 24일 그러니까 바로 어제, DIP통신에 이지가이드의 부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기사를 통해 이지가이드가 부도를 냈으며 은행 채무액만 약 30억이고, 업체 대표와는 연락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은행 채무액 외에도 피해액이 더 있을거라 하더군요. 지인(知人)이 이지가이드 직원과 안면이 있어 기사를 접하자마자 연락을 시도해봤는데, 통화를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때만 해도 이지가이드 홈페이지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워크샵을 떠났다는 공지가 있었다는군요.

3월 25일 오늘, 이지가이드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메인화면이 바뀌었습니다. '서버 점검중' 이란 문구와 함께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정검중' 이라고 오타까지 났군요. 매우 급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하루가 다 지나도록 잘못된 문구는 고쳐지지도 않았습니다.

이지가이드 워크샵 공지오후엔 다나와 뉴스와 베타뉴스에 이지가이드의 현재 상황을 알 수 있는 기사가 떴습니다. 각 사이트 기자들이 직접 찾아간 모양이더군요. 다나와 뉴스에 실린 사진들을 보니 상황이 꽤 심각한 것 같습니다. 경찰도 와 있고 말이죠. 사무실이 아수라장입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베타뉴스의 기사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었습니다.

베타뉴스의 기사를 토대로 간략히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표가 회사 공금을 횡령해 도주했다" 는 것입니다(먹고 튀었단 얘기죠). 채권단은 물론, 이지가이드 직원들도 몰랐던 모양입니다. 하긴, 직원들은 3월 22일부터 3월 24일까지 워크샵을 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지가이드 공지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오른쪽 스크린샷). 직원들은 워크샵 보내놓고, 그 사이에 대표는 해외로 도주한 것 같네요. 머리 좀 굴린건가요?

불행 중 다행으로, 이지가이드를 인수한 업체들이 '고객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 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지만요. 때문에 전 이지가이드 회원탈퇴를 나중으로 미루었습니다. 새로 인수한 회사들을 믿어보자는 거죠.

한편 피해규모가 수십 억이라 하니, 관련있는 회사들의 어려움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꼴이지요. 특히 작은 회사들이 줄줄이 쓰러지진 않을까 염려됩니다. 가뜩이나 '요즘 용산이 어렵다' 고들 하는데 말이죠. 아무쪼록 이번 사태가 조속히 원만하게 처리되었으면 합니다.

덧 ) 글을 쓰기 시작한게 25일 화요일인데, 다 쓰고 포스팅하려고 보니 26일 수요일이네요. 글의 시점을 25일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덧2 ) 27일 오전 10시 38분 현재, 이지가이드 사이트 접속이 아예 안되고 있습니다.

이어진 글 : 이지가이드 도산 후 iESP라는 업체가 인수...그러나 씁쓸한 기분.

덧3) 글을 쓴 지 꽤 오래된 것 같은데요, 아직까지도 검색을 통해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종종 있으시네요. 혹시라도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립니다. 이 글을 쓴 이후, 이지가이드는 아이씨이엘씨엔씨(ICEL CNC)라는 업체가 인수하여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2009년 3월 25일)

댓글 9개:

  1. 해외에 이미다 마련해놓고
    먹고 튀었겠죠..?
    인터폴.. 연계된 나라이면 뭐 바로 잡히겠지만 ㅋㅋ
    뻔히뭐 불법체류자로 사는건가 ㅋ

    아무튼 저런 사쵸는 당장 잡혀야함 :)
    하긴잡혀도... 횡령금액 추진 어떻게 하려늕..궁금 :) 잘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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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직원들 워크숍 가는 것까지 노리고 일을 저지른 것이라면, 해외에도 만반의 준비를 해놨을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관련 회사들만 안타깝게 되었네요.

    코멘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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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직원들이 무슨 죄가 있길래...
    허허 참 황당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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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래도 고용승계가 이루어진다 하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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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미국도 조립PC나 부품파는 회사들이 사업정리를 하고 있고...우리나라도 슬슬 시대가 가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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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미국도 그런 추세인가요? 그럼 미국 사람들은 어디서 컴퓨터를 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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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얼마전 이지가이드에대한 조금은 안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었던 관계로..
    관련 트랙백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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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블로거닷컴은 트랙백기능이 없나요?
    도저히 못찾겠네요..-_-
    링크로 대신합니다.
    http://jugug.net/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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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네...안타깝게도 Blogger에서는 트랙백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답니다; 그냥 링크 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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