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그날따라 늘 주차하던 곳에 다른 차가 세워져 있었고, 자리를 찾던 전 결국 화단 옆 좁은 빈 공간에 차를 밀어 넣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화단엔 가로등이 세워져 있었고, 가로등의 바닥 부분에는 쇠로 된 지지대가 있었습니다. 가뜩이나 좁은 공간인지라 최대한 화단에 가깝게 붙이려다, 결국 일을 내고 말았습니다. 앞범퍼 아래쪽에서 '와장창!!!' 소리가 선명히 들리더군요.
...결국, 운전석 쪽 안개등 유리를 시원하게 깨먹었습니다.
23년이란 세월 동안 이미 낡을 대로 낡은 차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깨지고 부숴진 채로 돌아다닐 순 없는 노릇입니다. 가뜩이나 낡았는데 그런 사소한 것들이 차를 정말 폐차처럼 보이게 할 테니까요. 안 그래도 각 부분 도장면은 여기저기 까진 곳이 많은데....
그나마 다행인 건 안개등 커버 유리만 깨졌다는 겁니다. 절묘하게 커버 유리 한가운데만 와장창 깨졌죠. 쇠로 된 뒷 커버와 안쪽 반사판, 전구 등은 멀쩡했습니다. 비록 주말에만 타긴 하지만, 한동안은 이 상태로 그냥 타고 다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