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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 8.04에서 한글 글꼴에 안티앨리어싱이 적용되지 않을 때

by hfkais | 2008. 7. 4. | 2 comments

(이 문제에 대해 빠른 해결을 원하시는 분은 떠돌이 님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떠돌이 님 감사합니다.)

요즘 가상 데스크탑으로 Ubuntu 8.04를 깔아두고 이것저것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가상 데스크탑 프로그램으로는 Sun Microsystems의 VirtualBox를 이용하고 있지요. 하루하루 이것저것 만져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오늘은 root 계정으로 언어와 관련해 이것저것 건드리다, 글꼴의 안티앨리어싱을 죄다 빼버리는 사고(?)를 쳤습니다. 그것도 한글 글꼴에서만 말이죠. 저는 우분투 내에서의 글꼴을 대부분 '은 돋움'으로 쓰는데, 모두 보기싫게 변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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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이죠. 안티앨리어싱이 제거되어 들쭉날쭉한 모양에, 글꼴의 일부분이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그놈 마작'은 '그늠 마작'으로 보이는군요. 사믁, 르븟 등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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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상은 웹페이지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파이어폭스에서도 기본 글꼴을 '은 돋움' 으로 해두었기 때문에 모조리 깨져버렸습니다. 도저히 이런 상태로는 쓸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딜가나 편법과 요령은 있게 마련이죠.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존에 설정된 '은 돋움' 글꼴을 모두 'Sans' 나 'Serif' 등의 영문글꼴로 바꿔주는 것입니다. 우분투 메인 메뉴의 '시스템' - '기본 설정' - '모양새' 설정에서, '글꼴' 탭을 눌러 설정합니다. Sans는 돋움체 모양, Serif는 바탕체 모양의 글꼴입니다. 윈도에서 'Tahoma'로 글꼴을 설정해도 한글은 '굴림'으로 나오듯, Sans로 설정해도 한글은 은 돋움으로 표시됩니다.

하지만 뭔가 좀 꺼림칙하죠. 제대로 해결된 것도 아니고요.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 검색을 통해 떠돌이 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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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 메인 메뉴의 '프로그램' - '보조 프로그램' 에서 터미널을 띄웁니다. 다음의 명령어를 입력해 줍니다.

sudo gedit /etc/fonts/conf.d/29-language-selector-ko-kr.conf

위 스크린샷처럼 패스워드를 물어봅니다. 자기 계정의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엔터를 누르면 에디터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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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스크린샷처럼, <!-- Turn off antialias and autohint for Korean fonts depending on pixelsize --> 아래 부분의 코드들을 주석처리해 줍니다. 일반적인 HTML의 주석처리 방법과 같습니다. <!-- 과 --> 를 쓰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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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있습니다. 이번엔 <!-- Turn off antialias and autohint for ttf-alee depending on pixelsize --> 아래 부분의 코드들을 주석처리해 줍니다. 수정이 끝났으면, 파일을 저장하고 에디터를 닫습니다.

로그아웃했다 다시 로그인하거나, 재부팅을 하게 되면 변경된 내용이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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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같은 모습 그대로 깔끔하게 나오는군요. 드디어 '그놈'이 '그놈'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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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페이지도 보기좋게 나옵니다. 모두 '은 돋움' 으로 설정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 처음 우분투를 설치하고, 지금까지 폰트에 안티앨리어싱 처리가 잘 되고 있었거든요. 제 경우엔 root 계정으로 접속해서 기본값인 '영어'로 설정되어 있는 언어 설정 부분을 '한국어'로 바꾸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또 하나를 배웠네요. 그래도 찾아보면 명쾌한 해답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입니다. 떠돌이 님 덕분에 문제도 해결하고 우분투에 대해 좀 더 배우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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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이란 단어의 어원을 찾아서

by hfkais | 2007. 6. 22. | 0 comments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수많은 신조어들과 만나게 됩니다. 이런 단어들은 대부분 특정 또래에서, 특정 집단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긴 글자수를 두어 자 정도로 줄여서 쓰거나, 기존에 있던 단어에 새로운 뜻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글자수를 너무 줄이거나,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쓰다 보니 그 집단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번 글에선 최근 인터넷을 넘어 방송에서도 간간히 사용되는(!) '막장' 이란 단어의 어원을 살짝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찾은 '막장'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는 모든 국어사전의 기본이 되는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막장'이란 단어를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이 4개의 뜻을 찾을 수 있습니다.

네가지 뜻 중, 일반적으로 '막장' 이라고 하면 대부분 두번째 뜻을 가리킵니다. 즉 탄광 같은 곳에서 석탄 캐는 곳을 의미합니다. 석탄에만 한정되는 말은 아닌 것 같네요. 땅이나 산에 굴을 파 광물을 캐내는 작업장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문학작품 등에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뜻인 '선자 서까래의 마지막 서까래'라는 뜻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죠. 건설 쪽에서 쓰는 말 같은데, 저도 잘 모르겠답니다. :)

부산 지역에서의 '막장'

다양한 인터넷 신조어를 탄생시킨 디시인사이드에서 한때 유행하던 리플 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순대를 막장에 찍어 먹는다던데 사실인가요?"

여기서의 막장이 바로 네 번째 뜻을 가리키는 '막장'입니다. 사전에는 '허드레로 먹기 위하여 간단하게 담은 된장' 이라고 쓰여있네요. 위 리플은 대강 '서울에서는 순대를 소금에 찍어 먹는데, 부산에서는 막장에 찍어먹으니 이상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산에서는 순대를 막장에 찍어먹는데, 서울에서는 소금에 찍어먹으니 이 또한 엄청나게 이상한 일'이기도 합니다(절대로 어느 한 쪽이 낫다고 할 순 없습니다). 검색엔진을 통해 이 '문화충격'에 대한 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머스타드님의 '부산의 3가지 음식' 이란 글을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순대에 막장을 찍어먹는 것과 소금을 찍어먹는 것에 대해 자세하면서도 재미있게 쓰여있습니다.

최근들어 쓰이는 '막장'

자, 이제 최근들어 갑자기 많이 보이기 시작한 '막장'의 뜻에 대해 알아볼 차례가 왔습니다. 대체적인 어감은 사전에 실린 뜻 중 세 번째와 비슷합니다. '끝장'의 잘못이라고 쓰여있네요. 대체로 어떤 것의 끝 또는 마지막을 연상케 합니다. '막'이란 글자가 '마지막'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막판' 처럼).

인터넷에선 주로 '인생 막장'의 줄임말로 쓰입니다. 길고 긴 삶의 시간 중, 겪을 것 다 겪어보고 할 것 다 해보고 밑바닥까지 떨어진 경우를 일컫는 말이죠. 요즘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무한도전'의 자막에서 심심찮게 막장이란 단어를 볼 수 있는데, 위와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무한도전을 보면 '연예계 막장'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죠. 남에게 여러 번 속아 넘어가고, 힘든 건 다 해보고, 그야말로 밑바닥까지 떨어진 상태로 방송을 하니 말입니다.

이 뜻은 디시인사이드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막장갤러리'가 그것인데요, 흔히 말하는 인생 막장들을 모아놓은 듯한 인상을 줍니다. 실제로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도 이상하고 기괴한 것들이 많으니 말이죠. 물론 막장갤러리를 이용하는 '막장갤러'들은 오프라인에서 지극히 정상인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냥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막장갤러리에서 막장짓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쓰다보니 글이 좀 길어졌네요. 그냥 인터넷을 하다 '막장'이란 단어를 마주쳤을 때, 그 뜻과 어원에 대해 대강이나마 알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조어에 은어 성격이 강한 말이긴 하지만, 쓸지 안쓸지는 여러분이 선택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틀린 부분이나 더할 부분이 있으면 코멘트 달아주세요. 좋은 글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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